3.4. 후삼한의 호상(互相: 상호) 관계
삼한전에 진한과 변한의 정치체제(政體)를 기록하여
“그 중에서 12국(國)은 진왕(辰王)에게 신속(臣屬)되어 있다.
진왕(辰王)은 항상 마한(馬韓)사람으로 왕(王)을 삼아 대대로 세습(世襲)하였으며,
진왕(辰王)이 자립하여 왕(王)이 되지는 못하였다.
(其十二國屬辰王辰王常用馬韓人作之世世相繼辰王不得自立爲王)”이라 하였으니,
이는 사실(實)과 와전(訛)이 반씩 뒤섞인(參半) 것이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 사서(書)에 쓰인 왕(王), 태왕(太王), 대왕(大王) 등은 모두 삼한전의 진왕(辰王)임과,
전삼한 시대에는 신한이 가장 높은 지위(首位)이고 말한과 불한이 보좌임은 이미 전술하였거니와,
후삼한에 이르러서는 말한은 비록 쇠퇴하여 패망(衰敗)한 끝이나
오히려 한강 이남은 전부를 차지하여 고대의 한(一) 대국의 위치를 가졌으므로
그 국호는 말한(馬韓)이라 하였지만 그 왕위 호칭(位號)은 신한(辰韓)이라하여 70여국의
공동의 주인(共主)이 되었으며,
신한(辰韓)과 불한(弁韓)은 다만 그 유민임에 의하여 이로써 그 살았던 곳(所居)의 지명을 삼아 쓴 것이요,
그 왕위 칭호(位號)인 신한은 도리어 마한에 양도(讓)한 연고(故)로
신라본기에 의거하면 혁거세부터 지증까지 거서간, 니사금, 마립간 등으로 칭하고 왕이라 칭하지 못하였는데,
마립간은 삼국사기 눌지마립간 주에 김대문이 이르기를 “마립궐야(麻立橛也)”라 하니
궐(橛)의 뜻(義)은 “말”이다.
그러면 마립간은 말한으로 읽은(讀) 것이니
말한도 오히려 존칭이므로 초대에는 쓰지 못하고 눌지에 이르러서 4대를 쓰고
법흥때에 와서 비로소 신한 곧 대왕이라 칭한 것이다.
백제는 마한의 옛 땅(故地)을 근거(據)하므로 그 국호를 마한이라 하나 그 왕호는 신한(辰韓)이며,
신라는 진한의 유민이므로 그 국호는 진한이라 하나 그 왕호는 마한이 되어
진한 마한의 이름과 뜻(名義)이 이같이 뒤죽박죽 되었는데,
삼한전이 곧 관구검이 얻어간 기록과 전설을 쓴 것인즉 신라 초대의 일이니,
“그중 십이국은(其十二國)
-진한변한(辰韓弁韓) 양 방면의 십이국(十二國) 합 이십사(二十四)국을 함께 거론한 것-
진왕에게 속했다(屬辰王)“의 일절은 사실 기록(實錄)이며,
신라는 그 건국 이후 항상 박석김(朴, 昔, 金) 삼성(三姓)이 서로 번갈아 (왕위를) 전승(계승)하고,
어느 때 백제인이 신라왕이 된 적이 없으니
“진왕(辰王)은 항상 마한(馬韓)사람으로 왕(王)을 삼아 대대로 세습(世襲)하였다
(辰王常用馬韓人作之世世相繼)”의 일절은 와전된(잘못 전해진) 기록(訛錄:와록)이다
그러나 신라본기로 보면 그 초대부터 백제와 대치하였던 듯하나
이는 신라 사관(史官)이 선대(先代)의 수치(恥)를 피(諱:휘)하여 삭제(刪去:산거)한 것이니,
수서(隋書)에도 “신라...그 선대에는 백제에 부용하였다(新羅…其先附庸於百濟)”라고 적히어 있다.
고구려가 선비와 혈전하는 동안 백제가 강하여짐과 같이
백제가 고구려와 혈전하는 동안에 신라가 강하여짐은 실제로 있었던(實在) 사실인 즉
눌지와 내물 이전에는 12국이 마한 진왕의 절제를 받았을 것이니
이는 삼한전의 것으로 신라본기의 결함(缺)을 보충함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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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십이국은 진왕에게 속했다(其十二國屬辰王)”의 일절은 사실 기록(實錄)이며,
“진왕(辰王)은 항상 마한(馬韓)사람으로 왕(王)을 삼아 대대로 세습(世襲)하였다
(辰王常用馬韓人作之世世相繼)”의 일절은 와전된 기록(訛錄:와록)이다
이러한 사실을 밝혀내신 단재선생의 날카로움에 탄복을 금할 수 없게 합니다.
※ 부용(附庸): 남에게 의지하여 따로 독립하지 못함
1) 원본출처: 조선사연구초(인터넷 판 - 위키문헌)
http://ko.wikisource.org/wiki/%EC%A1%B0%EC%84%A0%EC%82%AC_%EC%97%B0%EA%B5%AC_%EC%B4%88
2) 참고문헌: 조선상고문화사(외), 비봉출판사, 2008년판
3) 지금 올리는 ‘전후 삼한고’는 ‘조선사연구초’ 안에 있는 글임
* 조선사 연구 초(朝鮮史硏究草), <저자: 신채호>
가. 고사상(古史上) 이두문 명사 해석법
나. 삼국사기(三國史記) 중 동서(東西) 양자(兩字)의 상환(相換) 고증(考證)
다. 삼국지 동이열전 교정
라. 평양 패수고
마. 전후 삼한고(前後 三韓考)
바. 조선역사상 일(一)천년래 제일 대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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