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돌궐과 한민족사

상 상 2015. 9. 30. 17:26

출처: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5.09.29 19:24:54

 

`선비`가 몽골고원에서 남하한 후 그곳을 차지한 `유연``돌궐`에 멸망했다. 돌궐은 `흉노`의 후예로 알려진 튀르크족이 세운 나라다. 기원후 552년 영걸 부민카간이 나타나 부족을 통합하고, 유라시아대초원 동서와 남북에 걸쳐 1000를 넘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대제국이었지만, ·서 돌궐로 분열되면서 당나라에 멸망했다.

 

그러나 끈질긴 독립투쟁 끝에 쿠틀룩이라는 위대한 지도자가 돌궐을 재건해 후돌궐 시대를 열었다. 그 후 빌게카간 시대에 최전성기를 맞이했으나, 위구르·당 등의 협공을 받아 멸망했다. 동돌궐지역 유목민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서돌궐지역의 유목민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이슬람을 받아들였고, `셀주크 튀르크`를 건국했다. 계속 서진한 튀르크 일족은 비잔틴제국을 격파하고 아나톨리아 지역에서 `룸셀주크`를 건국했다. 후에 이 지역에서 `오스만공국`을 건국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의 출발이다.

 

오늘날 터키인들은 아나톨리아 반도에 살고 있으나, 그곳 역사를 자기들 역사라 하지 않는다. 흉노가 자신들의 선조이고, 튀르크 이름으로 세운 최초 국가가 돌궐(괵튀르크)이며, 돌궐 멸망 후 서진하여 오늘에 이르렀다 한다. 그래서 터키 건국연도는 돌궐과 같은 552년이다.

 

돌궐역사도 한민족사와 끊을 수 없다. 돌궐 건국 초기에는 고구려의 서부국경에서 양국이 격돌하였으나, 수나라 등장과 동·서 돌궐 분열 이후 고구려는 수나라를 격파하고 돌궐과는 우호관계로 급진전한다. 강력한 당나라도 돌궐·고구려 동맹을 깨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돌궐이 분열된 틈을 타 멸망시킨 후, 홀로 남은 고구려까지 멸망시키고 만다. 그런데 후돌궐이 건국되어 다시 당과 전쟁에 돌입하는 시기에 고구려 땅에도 후고구려가 건국된다. 바로 `발해`. 후돌궐시대의 퀼테긴 비문은 고구려를 `코리`란 이름으로 소개한다. 코리아란 이름은 고구려에서부터 유래한 것이다.

 

터키는 한국동란 발발 직후 참전 결정을 했다.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대를 파견했고, 또 전사했다. 터키군 출정식 당시 여단장은 "한국은 우리와 피를 나눈 혈맹국"이라 말했다. 그들은 처음부터 한국인을 형제라 생각했는데, 이는 그들의 역사의식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신채호 선생은 "조선·만주·몽고·터키 언어는 동어계이며 네 민족은 같은 혈족"이라 했다. 한민족 고대역사에서 음미해야 할 대목이다.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