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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2.07.23 03:06 | 수정 : 2012.07.23 05:25
제2부 원자력 협정 <1> 사용후핵연료, 발전소 내 저장하는 '임시저장'으론 한계 지하에 넣는 '중간저장' 방식은 시설 완공에 10년… 시작도 못해
원자력발전을 하는 나라들의 최대 골칫거리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핵폐기물, 특히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다. 저농축 우라늄 다발인 핵연료는 3~5년쯤 사용하면 핵분열을 방해하는 성분이 누적되면서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발전을 계속 하려면 일정한 주기마다 원자로를 세우고 새 연료봉을 집어넣어야 한다. 이때마다 사용후핵연료가 나오게 된다.
사용후핵연료는 핵분열은 멈춘 상태이지만 엄청난 열과 함께 방사선을 내뿜는다. 이 방사선이 인체에 해롭지 않은 수준이 되려면 수만년이 걸린다. 문제는 사용후핵연료를 100%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27만t의 사용후핵연료가 발전소 내 임시저장 시설에 보관돼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사용후핵연료가 각 원전의 임시저장 시설을 채우고 있고 매년 700t가량의 사용후핵연료가 추가로 나온다. 이 속도면 이르면 2016년, 늦어도 2024년엔 포화상태가 될 전망이다. 2024년이라는 예측도 폐연료봉을 더 촘촘히 보관하는 임시 방편을 쓰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근본적 방법은 두 가지다. 수백~수천m 깊이의 지하 암반이나 바닷속에 영원히 묻어버리거나(영구처분), 우라늄을 다시 뽑아내 핵연료로 재사용하는 방법(재처리)이다.
영구처분은 아직 실현된 사례가 없다. 지진 같은 지각활동을 포함해 어떤 충격에도 버틸 수 있는 시설을 짓기도 쉽지 않고,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담을 수 있는 용기를 만들 기술도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네바다주(洲) 유카(Yucca)산 300m 지하 화산암반에 영구처분장을 지으려 했으나 주민 반대로 2009년 무산됐다.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는 우라늄을 재활용할 수 있고 방사성 폐기물의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심각한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나온다는 점이다. 국제정치적으로 예민한 이 문제 때문에 미국도 지난 1977년 이후 자국 내에서 재처리를 금지하고 있다. 핵보유국 중 프랑스·영국·러시아 등이 재처리를 하고 있고, 비핵(非核) 국가 중에선 일본만 재처리 시설을 갖고 있다. 플루토늄이 나오지 않는 재처리 방식이 연구되고 있지만, 상용화에 최소 20~30년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장 해법이 되기는 어렵다.
두 방법을 현실적으로 절충한 것이 사용후핵연료를 격납용기에 담아 지하 깊숙한 곳에 저장하는 '중간저장'이다. 임시저장과 영구처분의 중간단계로, 당장의 포화상태를 완화하면서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새 기술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자는 계산이다. 우리 정부도 중간저장 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인허가와 설계 등을 합쳐 대략 10년이 걸리므로, 지금 시작해도 시간이 촉박한 셈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면적이 좁은 특성상 반대 여론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난점이다.
특히 중간저장 전략의 대전제는 사용후핵연료 관련 기술의 진보를 기대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사용후핵연료를 이용한 대안 연구가 활발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원자력학계는 "현행 한미 원자력협정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동의 없이는 사용후핵연료를 옮기거나 가공하는 것이 불가능해 독자적 연구가 불가능하고 미국을 제외한 제3국과 공동 연구도 사실상 봉쇄돼 있기 때문이다.
☞우라늄 농축
저농축 혹은 고농축 우라늄을 얻기 위해 원심분리기 등을 통해 천연 우라늄에는 0.7%밖에 없는 U235(우라늄 235)의 비중을 끌어올리는 과정을 농축이라고 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U235의 비율이 20% 이상이면 고농축 우라늄(HEU), 그 미만이면 저농축 우라늄으로 분류하고 있다. U235 비율이 3~5%이면 원전의 연료로 쓰이고, 90% 이상이면 핵무기의 원료가 된다. 한미 원자력협정으로 인해 한국은 자체적인 우라늄 농축은 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들여오고 있다.
☞재처리
원전 사용 후 배출되는 핵(核) 연료봉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추출해 내는 화학적 처리 과정을 말한다. 재처리를 하면 사용 후 핵폐기물의 양이 많이 줄어든다. 또 추출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다시 원전의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추출한 플루토늄을 원전의 한 종류인 경수로(輕水爐)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플루토늄은 핵무기의 원료로 사용될 수도 있다. 한국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재처리가 금지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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