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 동명성왕 본기의 원전(原典) 규명(糾明)- 2 삼국사기 동명성왕 본기의 내용 2「금와왕과 유화의 만남」 사 료 | 내 용 | 삼국사기(동명성왕 본기) | 해부루가 죽자 금와는 뒤를 이어 즉위하였다. 이 때에 태백산(太白山)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한 여자를 발견하고 물으니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나는 하백(河伯)의 딸이며 이름이 유화(柳花)입니다. 여러 동생과 나가 노는데 그 때에 한 남자가 스스로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 하고 나를 웅심산(熊心山) 아래 압록수(鴨淥水) 가의 집으로 꾀어서 사통하고 곧바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내가 중매없이 남을 좇았다고 책망하여 마침내 우발수에서 귀양살이 하게 하였습니다.” 金蛙嗣位 於是時 得女子於太白山南優渤水問之 曰 “我是河伯之女 名柳花 與諸弟出遊 時有一男子 自言天帝子解慕漱 誘我於熊心山下 鴨淥邊室中私之 卽往不返 父母責我無媒而從人 遂謫居優渤水” |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 | 처음 공중에서 내려오는데 / 初從空中下 자신은 다섯 용의 수레를 타고 / 身乘五龍軌 따르는 사람 백여 인은 / 從者百餘人 고니를 타고 털깃 옷을 화려하게 입었다 / 騎鵠紛襂襹 맑은 풍악 소리 쟁쟁하게 울리고 / 淸樂動鏘洋 채색 구름은 뭉게뭉게 떴다 / 彩雲浮旖旎 한 나라 신작 3년인 임술년에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왕의 옛도읍에 내려와 놀았는데 이름이 해모수(解慕漱)였다.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 타고 따르는 사람 1백여 인은 모두 흰 고니를 탔다. 채색 구름은 위에 뜨고 음악 소리는 구름 속에서 울렸다. 웅심산(熊心山)에 머물렀다가 10여 일이 지나서 내려오는데 머리에는 오우관(烏羽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다. 옛날부터 천명을 받은 임금이 / 自古受命君 어느 것이 하늘에서 준 것이 아닌가 / 何是非天賜 대낮 푸른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 白日下靑冥 옛적부터 보지 못한 일이다 / 從昔所未視 아침에는 인간 세상에서 살고 / 朝居人世中 저녁에는 천궁으로 돌아간다 / 暮反天宮裏 아침에는 정사를 듣고 저물면 곧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천왕랑(天王郞)이라 일컬었다. 내 옛사람에게 들으니 / 吾聞於古人 하늘에서 땅까지의 거리가 / 蒼穹之去地 이억 만 팔천 / 二億萬八千 칠백 팔십 리란다 / 七百八十里 사다리로도 오르기 어렵고 / 梯棧躡難升 날개로 날아도 쉽게 지친다 / 羽翮飛易瘁 아침저녁 임의로 오르내리니 / 朝夕恣升降 이 이치 어째서 그러한가 / 此理復何爾 성 북쪽에 청하가 있으니 / 城北有靑河 청하(靑河)는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하백의 세 딸이 아름다웠다 / 河伯三女美 맏은 유화(柳花)요 다음은 훤화(萱花)요 끝은 위화(葦花)이다. 압록강 물결 헤치고 나와 / 擘出鴨頭波 웅심 물가에서 놀았다 / 往遊熊心涘 청하에서 나와서 웅심연(熊心淵)가에서 놀았다. 쟁그랑 딸랑 패옥이 울리고 / 鏘琅佩玉鳴 부드럽고 가냘픈 모습 아름다웠다 / 綽約顔花媚 자태가 곱고 아리따웠는데 여러 가지 패옥이 쟁그랑거리어 한고(漢皐)와 다름 없었다. 처음에는 한고 물가인가 의심하고 / 初疑漢皐濱 다시 낙수의 모래톱을 연상하였다 / 復想洛水沚 왕이 나가서 사냥하다 보고 / 王因出獵見 눈짓을 보내며 마음 두었다 / 目送頗留意 곱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함이 아니라 / 玆非悅紛華 참으로 뒤 이을 아들 낳기에 급함이었다 / 誠急生繼嗣 왕이 좌우에게,“얻어서 왕비를 삼으면 후사를 둘 수 있다.”하였다. 세 여자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 三女見君來 물에 들어가 한참 동안 서로 피하였다 / 入水尋相避 장차 궁전을 지어 / 擬將作宮殿 함께 와서 노는 것 엿보려 하여 / 潛候同來戲 말채찍으로 한번 땅을 그으니 / 馬撾一畫地 구리집이 홀연히 세워졌다 / 銅室欻然峙 비단 자리를 눈부시게 깔아 놓고 / 錦席鋪絢明 금술잔에 맛있는 술 차려 놓았다 / 金罇置淳旨 과연 스스로 돌아들어와서 / 蹁躚果自入 서로 마시고 이내 곧 취하였다 / 對酌還徑醉 그 여자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대왕은 왜 궁전을 지어서 여자들이 방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못 나가게 문을 가로막지 않으십니까?”하였다. 왕이 그렇게 여겨 말채찍으로 땅에 긋자 구리집이 갑자기 이루어졌는데 장려(壯麗)하였다. 방 안에 세 자리를 베풀고 술상을 차려 놓았다. 그 여자들이 각각 그 자리에 앉아 서로 권하며 마셔 술이 크게 취하였다. 왕이 그때 나가 가로막으니 / 王時出橫遮 놀라 달아나다 미끄러져 자빠졌다 / 驚走僅顚躓 왕이 세 여자가 크게 취할 것을 기다려 급히 나가 막으니 여자들이 놀라 달아나다가 맏딸 유화(柳花)가 왕에게 붙잡혔다. 맏딸이 유화인데 / 長女曰柳花 이 여자가 왕에게 붙잡혔다 / 是爲王所止 하백이 크게 노하여 / 河伯大怒嗔 사자를 시켜 급히 달려가서 / 遣使急且駛 고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 告云渠何人 감히 경솔하고 방자한 짓을 하는가 / 乃敢放輕肆 회보하기를 나는 천제의 아들입니다 / 報云天帝子 높은 문족과 서로 혼인하기 청합니다 / 高族請相累 하늘을 가리키자 용수레가 내려오니 / 指天降龍馭 그대로 깊은 해궁에 이르렀다 / 徑到海宮邃 하백(河伯)이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 “너는 어떠한 사람이기에 내 딸을 잡아 두는가?”하였다. 왕이 회보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지금 하백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하였다. 하백이 또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 “네가 만일 천제의 아들이고 내게 구혼할 생각이 있으면 마땅히 중매를 시켜 말할 것이지 지금 문득 내 딸을 잡아 두니 어찌 그리 실례가 심한가?”하였다. 왕이 부끄러워하며 하백을 뵈려 하였으나 궁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여자를 놓아 보내고자 하니 그 여자가 이미 왕과 정이 들어서 떠나려 하지 않으며 왕에게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이를 수 있다.”하였다. 왕이 하늘을 가리켜 고하니, 조금 뒤에 오룡거(五龍車)가 공중에서 내려왔다. 왕이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이 홀연히 일어나며 하백의 궁에 이르렀다. 하백이 왕에게 이르기를 / 河伯乃謂王 혼인은 큰 일이라 / 婚姻是大事 중매와 폐백의 법이 있거늘 / 媒贄有通法 어째서 방자한 짓을 하는가 / 胡奈得自恣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아 좌정한 뒤에 이르기를, “혼인의 도는 천하의 공통된 법규인데 어찌하여 실례되는 일을 해서 내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 하였다. 그대가 상제의 아들이라면 / 君是上帝胤 신통한 변화를 시험하여 보자 / 神變請可試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속에 / 漣漪碧波中 하백이 변화하여 잉어가 되니 / 河伯化作鯉 왕이 변화하여 수달이 되어 / 王尋變爲獺 몇 걸음 못 가서 곧 잡았다 / 立捕不待跬 또다시 두 날개가 나서 / 又復生兩翼 꿩이 되어 훌쩍 날아가니 / 翩然化爲雉 왕이 또 신령한 매가 되어 / 王又化神鷹 쫓아가 치는 것이 어찌 그리 날쌘가 / 博擊何大鷙 저편이 사슴이 되어 달아나면 / 彼爲鹿而走 이편은 승냥이가 되어 쫓았다 / 我爲豺而趡 하백은 신통한 재주 있음 알고 / 河伯知有神 술자리 벌이고 서로 기뻐하였다 / 置酒相燕喜 만취한 틈을 타서 가죽 수레에 싣고 / 伺醉載革輿 딸도 수레에 함께 태웠다 / 幷置女於輢 수레의 옆을 기(輢)라 한다. 그 뜻은 딸과 함께 / 意令與其女 천상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 天上同騰轡 그 수레가 물 밖에 나오기 전에 / 其車未出水 술이 깨어 홀연히 놀라 일어나 / 酒醒忽驚起 하백의 술은 이레가 되어야 깬다. 여자의 황금비녀로 / 取女黃金釵 가죽 뚫고 구멍으로 나와서 / 刺革從竅出 출(出)은 협운(叶韻)이다. 홀로 적소를 타고 올라서 / 獨乘赤霄上 소식 없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寂寞不廻騎 하백이, “왕이 천제(天帝)의 아들이라면 무슨 신통하고 이상한 재주가 있는가?”하니, 왕이,“무엇이든지 시험하여 보소서.”하였다. 이에 하백이 뜰 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니니 왕이 수달로 화하여 잡았고,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니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았고,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였다. 하백은 참으로 천제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여 예로 혼인을 이루고 왕이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내어 왕을 권하여 크게 취하자 딸과 함께 작은 가죽 수레에 넣어 용거(龍車)에 실으니 이는 하늘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그 수레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술이 깨어 여자의 황금비녀로 가죽 수레를 뚫고 구멍으로 홀로 나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백이 그 딸을 책망하여 / 河伯責厥女 입술을 잡아당겨 석 자나 늘여 놓고 / 挽吻三尺㢮 우발수 속으로 추방하고는 / 乃貶優渤中 오직 비복 두 사람만 주었다 / 唯與婢僕二 하백이 그 딸에게 크게 노하여, “네가 내 훈계를 따르지 않아서 마침내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하고, 좌우를 시켜 딸의 입을 옭아 잡아당기어 입술의 길이가 석 자나 되게 하고 노비 두 사람만을 주어 우발수 가운데로 추방하였다. 우발은 못 이름인데 지금 태백산(太白山) 남쪽에 있다. 어부가 물 속을 보니 / 漁師觀波中 이상한 짐승이 돌아다녔다 / 奇獸行駓騃 이에 금와왕에게 고하여 / 乃告王金蛙 쇠그물을 깊숙이 던졌다 / 鐵網投湀湀 돌에 앉은 여자를 끌어당겨 얻었는데 / 引得坐石女 얼굴 모양이 심히 무서웠다 / 姿貌甚堪畏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 唇長不能言 세 번 자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 / 三截乃啓齒 어사(漁師) 강력부추(强力扶鄒)가 고하기를, “근자에 어량(魚梁 물을 막아 고기를 잡는 장치) 속의 고기를 도둑질해 가는 것이 있는데 무슨 짐승인지 알 수 없습니다.”하였다. 왕이 어사를 시켜 그물로 끌어내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당겨서 돌에 앉아 있는 여자를 얻었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그 입술을 세 번 잘라내게 한 뒤에야 말을 하였다. 初從空中下。身乘五龍軌。從者百餘人。騎鵠紛襂襹。淸樂動鏘洋。彩雲浮旖旎。漢神雀三年壬戌歲。天帝遣太子降遊扶余王古都。號解慕漱。從天而下。乘五龍車。從者百餘人。皆騎白鵠。彩雲浮於上。音樂動雲中。止熊心山。經十餘日始下。首戴烏羽之冠。腰帶龍光之劒。 自古受命君。何是非天賜。白日下靑冥。從昔所未視。朝居人世中。暮反天宮裡。朝則聽事。暮卽升天。世謂之天王郞。 吾聞於古人。蒼穹之去地二億萬八千七百八十里。梯棧躡難升。羽翮飛易瘁。朝夕恣升降。此理復何爾。城北有靑河。靑河今鴨綠江也。河伯三女美。長曰柳花。次曰萱花。季曰葦花。 擘出鴨頭波。往遊熊心涘。自靑河出遊熊心淵上。 鏘琅佩玉鳴。綽約顔花媚。神姿艶麗。雜佩鏘洋。與漢皐無異。 初疑漢皐濱。復想洛水沚。王因出獵見。目送頗留意。玆非悅紛華。誠急生繼嗣。王謂左右曰。得而爲妃。可有後胤。 三女見君來。入水尋相避。擬將作宮殿。潛候同來戱。馬撾一畫地。銅室欻然峙。錦席鋪絢明。金罇置淳旨。蹁躚果自入。對酌還徑醉。其女見王卽入水。左右曰。大王何不作宮殿。俟女入室。當戶遮之。王以爲然。以馬鞭畫地。銅室俄成壯麗。於室中。設三席置樽酒。其女各坐其席。相勸飮酒大醉云云。 王時出橫遮。驚走僅顚躓。王俟三女大醉急出。遮女等驚走。長女柳花。爲王所止。 長女曰柳花。是爲王所止。河伯大怒嗔。遣使急且駛。告云渠何人。乃敢放輕肆。報云天帝子。高族請相累。指天降龍馭。徑到海宮邃。河伯大怒。遣使告曰。汝是何人。留我女乎。王報云。我是天帝之子。今欲與河伯結婚。河伯又使告曰。汝若天帝之子。於我有求昏者。當使媒云云。今輒留我女。何其失禮。王慙之。將往見河伯。不能入室。欲放其女。女旣與王定情。不肯離去。乃勸王曰。如有龍車。可到河伯之國。王指天而告。俄而五龍車從空而下。王與女乘車。風雲忽起。至其宮。河伯乃謂王。婚姻是大事。媒贄有通法。胡奈得自恣。河伯備禮迎之。坐定。謂曰。婚姻之道。天下之通規。何爲失禮。辱我門宗云云。君是上帝胤。神變請可試。漣漪碧波中。河伯化作鯉。王尋變爲獺。立捕不待跬。又復生兩翼。翩然化爲雉。王又化神鷹。摶擊何大鷙。彼爲鹿而走。我爲豺而趡。河伯知有神。置酒相燕喜。伺醉載革輿。幷置女於輢。車傍曰輢。 意令與其女。天上同騰轡。其車未出水。酒醒忽驚起。河伯之酒。七日乃醒。 取女黃金釵。刺革從竅出 叶韻。獨乘赤霄上。寂寞不廻騎。河伯曰。王是天帝之子。有何神異。王曰。唯在所試。於是。河伯於庭前水。化爲鯉。隨浪而游。王化爲獺而捕之。河伯又化爲鹿而走。王化爲豺逐之。河伯化爲雉。王化爲鷹擊之。河伯以爲誠是天帝之子。以禮成婚。恐王無將女之心。張樂置酒。勸王大醉。與女入於小革輿中。載以龍車。欲令升天。其車未出水。王卽酒醒。取女黃金釵刺革輿。從孔獨出升天。河伯責厥女。挽吻三尺弛。乃貶優渤中。唯與婢僕二。河伯大怒。其女曰。汝不從我訓。終欲편001我門。令左右絞挽女口。其唇吻長三尺。唯與奴婢二人。貶於優渤水中。優渤澤名。今在太伯山南。漁師觀波中。奇獸行騃。乃告王金蛙。鐵網投湀湀。引得坐石女。姿貌甚堪畏。唇長不能言。三截乃啓齒。漁師強力扶鄒告曰。近有盜梁中魚而將去者。未知何獸也。王乃使魚師以網引之。其網破裂。更造鐵網引之。始得一女。坐石而出。其女唇長不能言。令三截其唇乃言。 | 단군고기(檀君古記) |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扶餘) 고도(古都)에 내리어 놀게 하니, 이름이 해모수(海慕漱)이다.〈해모수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종자(從者) 1백여 인은 모두 백곡(白鵠)을 탔는데, 채색 구름이 그 위에 뜨고, 음악소리가 구름 가운데에서 울렸다. 웅심산(熊心山)에서 머물러 10여 일을 지내고 비로소 내려왔다. 머리에는 오우(烏羽)의 관(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는데, 아침이면 일을 보고, 저녁이면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이르기를, ‘천왕랑(天王郞)’이라 하였다. 성(城) 북쪽 청하(靑河)의 하백(河伯)이 세 딸이 있으니, 큰딸이 유화(柳花), 둘째딸이 훤화(萱花), 막내딸이 위화(葦花)인데, 자태가 곱고 아름다왔다. 세 딸이 웅심연(熊心淵) 위에 가서 노는데,【청하(靑河)는 곧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왕이 좌우(左右)에게 이르기를, “저 여자를 얻어서 비(妃)를 삼으면, 가히 자손을 두리라.” 하니, 그 딸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말하기를, “대왕은 어찌하여 궁전(宮殿)을 지어, 저 여자를 맞아 방[室]에 들이고 문[戶]을 꼭 닫지 아니합니까.” 하니, 왕이 옳게 여기어 말채찍[馬鞭]으로 땅을 그으니, 동실(銅室)이 잠깐 사이에 이루어졌다. 방 가운데에 세 자리[席]를 베풀고 잔과 술을 두었더니, 그 여자들이 서로 권하여 크게 취하였다. 왕이 나아가 붙드니, 그 여자들이 놀라서 달아났는데, 유화(柳花)가 왕에게 잡히었다. 하백이 크게 노하여 사신을 보내어 고(告)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내 딸을 붙잡아 두느냐.”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이제 하백과 결혼하고자 하노라.” 하매, 하백이 또 사신을 보내어 고하기를, “네가 만일 구혼(求婚)하려거든 마땅히 매파를 보낼 것이지, 이제 덮어놓고 내 딸을 붙잡아 두니, 어찌 그리 예를 모르느냐.” 하였다. 왕이 부끄러워서 장차 하백을 가 보려고 하나 〈하백의〉 방에 들어갈 수가 없고, 또 그 딸을 놓아주려고 하나, 그 딸이 이미 왕과 더불어 정(情)을 통하였는지라, 떠나려 들지 아니하고 왕을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하니, 왕이 하늘을 가리키며 고하매, 조금 있더니 오룡거(五龍車)가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왕이 그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風雲)이 갑자기 일어, 대번에 그 궁(宮)에 이르렀다.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이하여 좌정(坐定)하고 이르기를,“혼인의 예는 천하의 통규(通規)이거늘, 어찌 이렇듯 실례(失禮)하여 나의 문종(門宗)을 욕되게 하느뇨. 왕이 천제의 아들이면 어떠한 신이(神異)함이 있느뇨.”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오직 시험해 보면 알 것이오.” 하매, 이에 하백이 뜰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는지라, 왕이 물개로 화하여 잡으려 하니,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므로,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으매,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여 쫓았다. 하백이 그제서야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 생각하고 예(禮)로써 성혼(成婚)하였다. 왕이 그 딸을 거느릴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마련하여 왕에게 권해서 크게 취하게 하고, 딸과 더불어 작은 혁여(革轝) 가운데에 넣어서 용거(龍車)에 실어 승천(升天)하게 하려 하였는데, 그 수레가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곧 술이 깨어 그 딸의 황금비녀를 빼어서 혁여를 찌르고, 그 구멍으로 혼자 나와서 승천하니, 하백이 노하여 그 딸에게 이르기를, “네가 내 가르침을 좇지 아니하여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 하고, 좌우(左右)로 하여금 그 딸의 입을 얽어 잡아당기게 하니, 그 입술이 늘어나 길이가 3척(尺)이 되매, 노비(奴婢) 2인과 함께 우발수(優渤水) 가운데로 내치었다.【곧 지금의 태백산(太白山) 남쪽이다. 】고기잡이[漁師]가 금와(金蛙)에게 고하기를, “근래 어살[梁] 가운데 있는 고기를 훔쳐 가는 것이 있는데,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하매, 왕이 곧 고기잡이로 하여금 그물로 끌어내게 하니, 그 그물이 찢어지므로,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한 여자가 돌 위에 앉아서 끌려 나왔는데, 그 여자가 일술이 길어서 말을 하지 못하므로, 세 번 그 입술을 끊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말을 하였다. 天帝遣太子, 降遊扶餘古都, 號海慕漱, 從天而下, 乘五龍車, 從者百餘人, 皆騎白鵠, 彩雲浮於上, 音樂動雲中。 止熊心山, 經十餘日始下。 首戴烏羽之冠, 腰帶龍光劍。 朝則聽事, 暮則升天, 世謂之天王郞也。 城北靑河河伯有三女, 長曰柳花, 次曰萱花, 季曰葦花, 神姿艶麗。 三女往遊熊心淵上,【靑河, 卽今鴨緣江。】王謂左右, 得而爲妃, 可有後胤。 其女見王, 卽入水, 左右曰: “大王何不作宮殿, 候女入室, 當戶遮之?” 王以爲然, 以馬鞭畫地銅室, 俄成室, 中設三席, 置樽酒。 其女相勸大醉, 王出遮, 女等驚走, 柳花爲王所止, 河伯大怒, 遣使告曰: “汝是何人, 留我女乎?” 王報云: “我是天帝之子, 今欲與河伯結婚。” 河伯又使告曰: “汝若求婚, 當使媒。 今輒留我女, 何其失禮乎?” 王慙之, 將往見河伯, 不能入室, 欲放其女。 女旣與王定情, 不肯離去, 乃勸王曰: “如有龍車, 可到河伯之國。” 王指天而告, 俄而五龍車從空而下, 王與女乘車, 風雲忽起, 至其宮, 河伯備禮迎之。 坐定, 謂曰: “婚姻之禮, 天下之通規, 何爲失禮, 辱我門宗? 王是天帝之子, 有何神異?” 王應曰: “唯在所試。” 於是河伯於庭前水化爲鯉, 隨浪而遊, 王化爲獺而捕之。 河伯又化爲鹿而走, 王化爲豺而逐之。 河伯化爲雉, 王化爲鷹而擊之。 河伯以爲誠是天帝之子, 以禮成婚, 恐王無將女之心, 張樂置酒, 勸王大醉, 與女入於小革轝中, 載以龍車, 欲令升天。 其車未出水, 王卽酒醒, 取女黃金釵, 刺革輿, 從孔獨出升天。 河伯怒謂其女曰: “汝不從我訓, 終辱我門。” 令左右絞挽女口, 其唇吻長三尺, 唯與奴婢二人貶於優渤水中。【卽今太白山南。】 漁師告金蛙曰: “近有盜梁中魚而將去者, 未知何獸也。 王乃使魚師以網引之, 其網裂破, 更造鐵網引之, 始得一女, 坐石而出。 其女唇長不能言, 三截其唇乃言。 | 위서 고구려전 |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이 없음. | 북사 고구려전 | 여기에 해당하는 내용이 없음. |
내용 2「금와왕과 유화의 만남」의 비교, 분석 삼국사기(三國史記)와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 단군고기(檀君古記)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삼국사기와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삼국사기 동명성왕 본기 |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 (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 | | 처음 공중에서 내려오는데 / 初從空中下 자신은 다섯 용의 수레를 타고 / 身乘五龍軌 따르는 사람 백여 인은 / 從者百餘人 고니를 타고 털깃 옷을 화려하게 입었다 / 騎鵠紛襂襹 맑은 풍악 소리 쟁쟁하게 울리고 / 淸樂動鏘洋 채색 구름은 뭉게뭉게 떴다 / 彩雲浮旖旎 한 나라 신작 3년인 임술년에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왕의 옛도읍에 내려와 놀았는데 이름이 해모수(解慕漱)였다.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 타고 따르는 사람 1백여 인은 모두 흰 고니를 탔다. 채색 구름은 위에 뜨고 음악 소리는 구름 속에서 울렸다.웅심산(熊心山)에 머물렀다가 10여 일이 지나서 내려오는데 머리에는 오우관(烏羽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다. 옛날부터 천명을 받은 임금이 / 自古受命君 어느 것이 하늘에서 준 것이 아닌가 / 何是非天賜 대낮 푸른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 白日下靑冥 옛적부터 보지 못한 일이다 / 從昔所未視 아침에는 인간 세상에서 살고 / 朝居人世中 저녁에는 천궁으로 돌아간다 / 暮反天宮裏 아침에는 정사를 듣고 저물면 곧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천왕랑(天王郞)이라 일컬었다. 내 옛사람에게 들으니 / 吾聞於古人 하늘에서 땅까지의 거리가 / 蒼穹之去地 이억 만 팔천 / 二億萬八千 칠백 팔십 리란다 / 七百八十里 사다리로도 오르기 어렵고 / 梯棧躡難升 날개로 날아도 쉽게 지친다 / 羽翮飛易瘁 아침저녁 임의로 오르내리니 / 朝夕恣升降 이 이치 어째서 그러한가 / 此理復何爾 성 북쪽에 청하가 있으니 / 城北有靑河 청하(靑河)는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하백의 세 딸이 아름다웠다 / 河伯三女美 맏은 유화(柳花)요 다음은 훤화(萱花)요 끝은 위화(葦花)이다. 압록강 물결 헤치고 나와 / 擘出鴨頭波 웅심 물가에서 놀았다 / 往遊熊心涘 청하에서 나와서 웅심연(熊心淵)가에서 놀았다. 쟁그랑 딸랑 패옥이 울리고 / 鏘琅佩玉鳴 부드럽고 가냘픈 모습 아름다웠다 / 綽約顔花媚 자태가 곱고 아리따웠는데 여러 가지 패옥이 쟁그랑거리어 한고(漢皐)와 다름 없었다. 처음에는 한고 물가인가 의심하고 / 初疑漢皐濱 다시 낙수의 모래톱을 연상하였다 / 復想洛水沚 왕이 나가서 사냥하다 보고 / 王因出獵見 눈짓을 보내며 마음 두었다 / 目送頗留意 곱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함이 아니라 / 玆非悅紛華 참으로 뒤 이을 아들 낳기에 급함이었다 / 誠急生繼嗣 왕이 좌우에게,“얻어서 왕비를 삼으면 후사를 둘 수 있다.”하였다. 세 여자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 三女見君來 물에 들어가 한참 동안 서로 피하였다 / 入水尋相避 장차 궁전을 지어 / 擬將作宮殿 함께 와서 노는 것 엿보려 하여 / 潛候同來戲 말채찍으로 한번 땅을 그으니 / 馬撾一畫地 구리집이 홀연히 세워졌다 / 銅室欻然峙 비단 자리를 눈부시게 깔아 놓고 / 錦席鋪絢明 금술잔에 맛있는 술 차려 놓았다 / 金罇置淳旨 과연 스스로 돌아들어와서 / 蹁躚果自入 서로 마시고 이내 곧 취하였다 / 對酌還徑醉 그 여자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대왕은 왜 궁전을 지어서 여자들이 방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못 나가게 문을 가로막지 않으십니까?”하였다. 왕이 그렇게 여겨 말채찍으로 땅에 긋자 구리집이 갑자기 이루어졌는데 장려(壯麗)하였다. 방 안에 세 자리를 베풀고 술상을 차려 놓았다. 그 여자들이 각각 그 자리에 앉아 서로 권하며 마셔 술이 크게 취하였다. 왕이 그때 나가 가로막으니 / 王時出橫遮 놀라 달아나다 미끄러져 자빠졌다 / 驚走僅顚躓 왕이 세 여자가 크게 취할 것을 기다려 급히 나가 막으니 여자들이 놀라 달아나다가 맏딸 유화(柳花)가 왕에게 붙잡혔다. 맏딸이 유화인데 / 長女曰柳花 이 여자가 왕에게 붙잡혔다 / 是爲王所止 하백이 크게 노하여 / 河伯大怒嗔 사자를 시켜 급히 달려가서 / 遣使急且駛 고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 告云渠何人 감히 경솔하고 방자한 짓을 하는가 / 乃敢放輕肆 회보하기를 나는 천제의 아들입니다 / 報云天帝子 높은 문족과 서로 혼인하기 청합니다 / 高族請相累 하늘을 가리키자 용수레가 내려오니 / 指天降龍馭 그대로 깊은 해궁에 이르렀다 / 徑到海宮邃 하백(河伯)이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 “너는 어떠한 사람이기에 내 딸을 잡아 두는가?”하였다. 왕이 회보하기를,“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지금 하백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하였다. 하백이 또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네가 만일 천제의 아들이고 내게 구혼할 생각이 있으면 마땅히 중매를 시켜 말할 것이지 지금 문득 내 딸을 잡아 두니 어찌 그리 실례가 심한가?”하였다. 왕이 부끄러워하며 하백을 뵈려 하였으나 궁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여자를 놓아 보내고자 하니 그 여자가 이미 왕과 정이 들어서 떠나려 하지 않으며 왕에게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이를 수 있다.”하였다. 왕이 하늘을 가리켜 고하니, 조금 뒤에 오룡거(五龍車)가 공중에서 내려왔다. 왕이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이 홀연히 일어나며 하백의 궁에 이르렀다. 하백이 왕에게 이르기를 / 河伯乃謂王 혼인은 큰 일이라 / 婚姻是大事 중매와 폐백의 법이 있거늘 / 媒贄有通法 어째서 방자한 짓을 하는가 / 胡奈得自恣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아 좌정한 뒤에 이르기를, “혼인의 도는 천하의 공통된 법규인데 어찌하여 실례되는 일을 해서 내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하였다. 그대가 상제의 아들이라면 / 君是上帝胤 신통한 변화를 시험하여 보자 / 神變請可試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속에 / 漣漪碧波中 하백이 변화하여 잉어가 되니 / 河伯化作鯉 왕이 변화하여 수달이 되어 / 王尋變爲獺 몇 걸음 못 가서 곧 잡았다 / 立捕不待跬 또다시 두 날개가 나서 / 又復生兩翼 꿩이 되어 훌쩍 날아가니 / 翩然化爲雉 왕이 또 신령한 매가 되어 / 王又化神鷹 쫓아가 치는 것이 어찌 그리 날쌘가 / 博擊何大鷙 저편이 사슴이 되어 달아나면 / 彼爲鹿而走 이편은 승냥이가 되어 쫓았다 / 我爲豺而趡 하백은 신통한 재주 있음 알고 / 河伯知有神 술자리 벌이고 서로 기뻐하였다 / 置酒相燕喜 만취한 틈을 타서 가죽 수레에 싣고 / 伺醉載革輿 딸도 수레에 함께 태웠다 / 幷置女於輢 수레의 옆을 기(輢)라 한다. 그 뜻은 딸과 함께 / 意令與其女 천상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 天上同騰轡 그 수레가 물 밖에 나오기 전에 / 其車未出水 술이 깨어 홀연히 놀라 일어나 / 酒醒忽驚起 하백의 술은 이레가 되어야 깬다. 여자의 황금비녀로 / 取女黃金釵 가죽 뚫고 구멍으로 나와서 / 刺革從竅出 출(出)은 협운(叶韻)이다. 홀로 적소를 타고 올라서 / 獨乘赤霄上 소식 없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寂寞不廻騎 하백이,“왕이 천제(天帝)의 아들이라면 무슨 신통하고 이상한 재주가 있는가?”하니, 왕이,“무엇이든지 시험하여 보소서.”하였다. 이에 하백이 뜰 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니니 왕이 수달로 화하여 잡았고,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니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았고,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였다. 하백은 참으로 천제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여 예로 혼인을 이루고 왕이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내어 왕을 권하여 크게 취하자 딸과 함께 작은 가죽 수레에 넣어 용거(龍車)에 실으니 이는 하늘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그 수레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술이 깨어 여자의 황금비녀로 가죽 수레를 뚫고 구멍으로 홀로 나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백이 그 딸을 책망하여 / 河伯責厥女 입술을 잡아당겨 석 자나 늘여 놓고 / 挽吻三尺㢮 우발수 속으로 추방하고는 / 乃貶優渤中 오직 비복 두 사람만 주었다 / 唯與婢僕二 하백이 그 딸에게 크게 노하여,“네가 내 훈계를 따르지 않아서 마침내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하고, 좌우를 시켜 딸의 입을 옭아 잡아당기어 입술의 길이가 석 자나 되게 하고 노비 두 사람만을 주어 우발수 가운데로 추방하였다. 우발은 못 이름인데 지금 태백산(太白山) 남쪽에 있다. 어부가 물 속을 보니 / 漁師觀波中 이상한 짐승이 돌아다녔다 / 奇獸行駓騃 이에 금와왕에게 고하여 / 乃告王金蛙 쇠그물을 깊숙이 던졌다 / 鐵網投湀湀 돌에 앉은 여자를 끌어당겨 얻었는데 / 引得坐石女 얼굴 모양이 심히 무서웠다 / 姿貌甚堪畏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 唇長不能言 세 번 자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 / 三截乃啓齒 | 해부루가 죽자 금와는 뒤를 이어 즉위하였다. 이 때에 태백산(太白山)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한 여자를 발견하고 물으니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하백(河伯)의 딸이며 이름이 유화(柳花)입니다. 여러 동생과 나가 노는데 그 때에 한 남자가 스스로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 하고 나를 웅심산(熊心山) 아래 압록수(鴨淥水) 가의 집으로 꾀어서 사통하고 곧바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내가 중매없이 남을 좇았다고 책망하여 마침내 우발수에서 귀양살이 하게 하였습니다.” | 어사(漁師) 강력부추(强力扶鄒)가 고하기를,“근자에 어량(魚梁 물을 막아 고기를 잡는 장치) 속의 고기를 도둑질해 가는 것이 있는데 무슨 짐승인지 알 수 없습니다.”하였다. 왕이 어사를 시켜 그물로 끌어내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당겨서 돌에 앉아 있는 여자를 얻었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그 입술을 세 번 잘라내게 한 뒤에야 말을 하였다. | 1) 위에서 보다시피 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의 내용이 삼국사기에 전부 있다. 다만, 삼국사기는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에 있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생략하였다. ① 해모수에 관한 기사 전부. ② 하백의 딸 유화 원화 위화에 관한 일화 거의 전부. ③ 해부루와 유화가 만나는 일화. ④ 하백과 해모수의 언쟁. ⑤ 해모수가 하백의 궁에 가서 벌인 신이한 일화. ⑥ 하백이 유화를 추방하게된 상황. ⑦ 유화를 발견하게 된 일화. 2) 삼국사기는 위의 모든 내용을 생략한 대신 유화가 위의 모든 일을 간단하게 말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편집) 3) 왜 위에 있는 7개의 내용을 생략하였을까? 바로 전부 신화적 내용이기 때문이다. 유학자인 김부식은 이를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고 생각하여 삭제한 것이다. 따라서 신화적 내용을 삭제한 후의 구삼국사와 삼국사기의 내용은 같다. 다만 삼국사기는 구삼국사의 내용을 간략히 뭉뚱그려 유화가 말하는 형식으로 처리한 것이 다. 2.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과 단군고기(檀君古記)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 (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 | 단군고기(檀君古記) | 처음 공중에서 내려오는데 / 初從空中下 자신은 다섯 용의 수레를 타고 / 身乘五龍軌 따르는 사람 백여 인은 / 從者百餘人 고니를 타고 털깃 옷을 화려하게 입었다 / 騎鵠紛襂襹 맑은 풍악 소리 쟁쟁하게 울리고 / 淸樂動鏘洋 채색 구름은 뭉게뭉게 떴다 / 彩雲浮旖旎 | | 한 나라 신작 3년인 임술년에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왕의 옛도읍에 내려와 놀았는데 이름이 해모수(解慕漱)였다.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 타고 따르는 사람 1백여 인은 모두 흰 고니를 탔다. 채색 구름은 위에 뜨고 음악 소리는 구름 속에서 울렸다. 웅심산(熊心山)에 머물렀다가 10여 일이 지나서 내려오는데 머리에는 오우관(烏羽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다. |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扶餘) 고도(古都)에 내리어 놀게 하니, 이름이 해모수(海慕漱)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종자(從者) 1백여 인은 모두 백곡(白鵠)을 탔는데, 채색 구름이 그 위에 뜨고, 음악소리가 구름 가운데에서 울렸다. 웅심산(熊心山)에서 머물러 10여 일을 지내고 비로소 내려왔다. 머리에는 오우(烏羽)의 관(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는데, | 옛날부터 천명을 받은 임금이 / 自古受命君 어느 것이 하늘에서 준 것이 아닌가 / 何是非天賜 대낮 푸른 하늘에서 내려온 것은 / 白日下靑冥 옛적부터 보지 못한 일이다 / 從昔所未視 아침에는 인간 세상에서 살고 / 朝居人世中 저녁에는 천궁으로 돌아간다 / 暮反天宮裏 | | 아침에는 정사를 듣고 저물면 곧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천왕랑(天王郞)이라 일컬었다. | 아침이면 일을 보고, 저녁이면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이르기를, ‘천왕랑(天王郞)’이라 하였다. | 내 옛사람에게 들으니 / 吾聞於古人 하늘에서 땅까지의 거리가 / 蒼穹之去地 이억 만 팔천 / 二億萬八千 칠백 팔십 리란다 / 七百八十里 사다리로도 오르기 어렵고 / 梯棧躡難升 날개로 날아도 쉽게 지친다 / 羽翮飛易瘁 아침저녁 임의로 오르내리니 / 朝夕恣升降 이 이치 어째서 그러한가 / 此理復何爾 성 북쪽에 청하가 있으니 / 城北有靑河 청하(靑河)는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하백의 세 딸이 아름다웠다 / 河伯三女美 | | 맏은 유화(柳花)요 다음은 훤화(萱花)요 끝은 위화(葦花)이다. | 성(城) 북쪽 청하(靑河)의 하백(河伯)이 세 딸이 있으니, 큰딸이 유화(柳花), 둘째딸이 훤화(萱花), 막내딸이 위화(葦花)인데, 자태가 곱고 아름다왔다. 세 딸이 웅심연(熊心淵) 위에 가서 노는데,【청하(靑河)는 곧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 | 압록강 물결 헤치고 나와 / 擘出鴨頭波 웅심 물가에서 놀았다 / 往遊熊心涘 청하에서 나와서 웅심연(熊心淵)가에서 놀았다. 쟁그랑 딸랑 패옥이 울리고 / 鏘琅佩玉鳴 부드럽고 가냘픈 모습 아름다웠다 / 綽約顔花媚 | | 자태가 곱고 아리따웠는데 여러 가지 패옥이 쟁그랑거리어 한고(漢皐)와 다름 없었다. | | 처음에는 한고 물가인가 의심하고 / 初疑漢皐濱 다시 낙수의 모래톱을 연상하였다 / 復想洛水沚 왕이 나가서 사냥하다 보고 / 王因出獵見 눈짓을 보내며 마음 두었다 / 目送頗留意 곱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함이 아니라 / 玆非悅紛華 참으로 뒤 이을 아들 낳기에 급함이었다 / 誠急生繼嗣 | | 왕이 좌우에게,“얻어서 왕비를 삼으면 후사를 둘 수 있다.”하였다. | 왕이 좌우(左右)에게 이르기를, “저 여자를 얻어서 비(妃)를 삼으면, 가히 자손을 두리라.” 하니, | 세 여자가 왕이 오는 것을 보고 / 三女見君來 물에 들어가 한참 동안 서로 피하였다 / 入水尋相避 장차 궁전을 지어 / 擬將作宮殿 함께 와서 노는 것 엿보려 하여 / 潛候同來戲 말채찍으로 한번 땅을 그으니 / 馬撾一畫地 구리집이 홀연히 세워졌다 / 銅室欻然峙 비단 자리를 눈부시게 깔아 놓고 / 錦席鋪絢明 금술잔에 맛있는 술 차려 놓았다 / 金罇置淳旨 과연 스스로 돌아들어와서 / 蹁躚果自入 서로 마시고 이내 곧 취하였다 / 對酌還徑醉 | | 그 여자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대왕은 왜 궁전을 지어서 여자들이 방에 들어가기를 기다렸다가 못 나가게 문을 가로막지 않으십니까?”하였다. 왕이 그렇게 여겨 말채찍으로 땅에 긋자 구리집이 갑자기 이루어졌는데 장려(壯麗)하였다. 방 안에 세 자리를 베풀고 술상을 차려 놓았다. 그 여자들이 각각 그 자리에 앉아 서로 권하며 마셔 술이 크게 취하였다. | 그 딸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말하기를, “대왕은 어찌하여 궁전(宮殿)을 지어, 저 여자를 맞아 방[室]에 들이고 문[戶]을 꼭 닫지 아니합니까.” 하니, 왕이 옳게 여기어 말채찍[馬鞭]으로 땅을 그으니, 동실(銅室)이 잠깐 사이에 이루어졌다. 방 가운데에 세 자리[席]를 베풀고 잔과 술을 두었더니, | 왕이 그때 나가 가로막으니 / 王時出橫遮 놀라 달아나다 미끄러져 자빠졌다 / 驚走僅顚躓 | | 왕이 세 여자가 크게 취할 것을 기다려 급히 나가 막으니 여자들이 놀라 달아나다가 맏딸 유화(柳花)가 왕에게 붙잡혔다. | 그 여자들이 서로 권하여 크게 취하였다. 왕이 나아가 붙드니, 그 여자들이 놀라서 달아났는데, 유화(柳花)가 왕에게 잡히었다. | 맏딸이 유화인데 / 長女曰柳花 이 여자가 왕에게 붙잡혔다 / 是爲王所止 하백이 크게 노하여 / 河伯大怒嗔 사자를 시켜 급히 달려가서 / 遣使急且駛 고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 告云渠何人 감히 경솔하고 방자한 짓을 하는가 / 乃敢放輕肆 회보하기를 나는 천제의 아들입니다 / 報云天帝子 높은 문족과 서로 혼인하기 청합니다 / 高族請相累 하늘을 가리키자 용수레가 내려오니 / 指天降龍馭 그대로 깊은 해궁에 이르렀다 / 徑到海宮邃 | | 하백(河伯)이 크게 노하여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 “너는 어떠한 사람이기에 내 딸을 잡아 두는가?”하였다. 왕이 회보하기를,“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지금 하백에게 구혼하고자 합니다.”하였다. 하백이 또 사자를 보내어 고하기를,“네가 만일 천제의 아들이고 내게 구혼할 생각이 있으면 마땅히 중매를 시켜 말할 것이지 지금 문득 내 딸을 잡아 두니 어찌 그리 실례가 심한가?”하였다. 왕이 부끄러워하며 하백을 뵈려 하였으나 궁실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그 여자를 놓아 보내고자 하니 그 여자가 이미 왕과 정이 들어서 떠나려 하지 않으며 왕에게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이를 수 있다.”하였다. 왕이 하늘을 가리켜 고하니, 조금 뒤에 오룡거(五龍車)가 공중에서 내려왔다. 왕이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이 홀연히 일어나며 하백의 궁에 이르렀다. | 하백이 크게 노하여 사신을 보내어 고(告)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내 딸을 붙잡아 두느냐.”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이제 하백과 결혼하고자 하노라.” 하매, 하백이 또 사신을 보내어 고하기를, “네가 만일 구혼(求婚)하려거든 마땅히 매파를 보낼 것이지, 이제 덮어놓고 내 딸을 붙잡아 두니, 어찌 그리 예를 모르느냐.” 하였다. 왕이 부끄러워서 장차 하백을 가 보려고 하나 〈하백의〉 방에 들어갈 수가 없고, 또 그 딸을 놓아주려고 하나, 그 딸이 이미 왕과 더불어 정(情)을 통하였는지라, 떠나려 들지 아니하고 왕을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하니, 왕이 하늘을 가리키며 고하매, 조금 있더니 오룡거(五龍車)가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왕이 그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風雲)이 갑자기 일어, 대번에 그 궁(宮)에 이르렀다. | 하백이 왕에게 이르기를 / 河伯乃謂王 혼인은 큰 일이라 / 婚姻是大事 중매와 폐백의 법이 있거늘 / 媒贄有通法 어째서 방자한 짓을 하는가 / 胡奈得自恣 | |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아 좌정한 뒤에 이르기를, “혼인의 도는 천하의 공통된 법규인데 어찌하여 실례되는 일을 해서 내 가문을 욕되게 하는가?” 하였다. |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이하여 좌정(坐定)하고 이르기를,“혼인의 예는 천하의 통규(通規)이거늘, 어찌 이렇듯 실례(失禮)하여 나의 문종(門宗)을 욕되게 하느뇨. | 그대가 상제의 아들이라면 / 君是上帝胤 신통한 변화를 시험하여 보자 / 神變請可試 넘실거리는 푸른 물결 속에 / 漣漪碧波中 하백이 변화하여 잉어가 되니 / 河伯化作鯉 왕이 변화하여 수달이 되어 / 王尋變爲獺 몇 걸음 못 가서 곧 잡았다 / 立捕不待跬 또다시 두 날개가 나서 / 又復生兩翼 꿩이 되어 훌쩍 날아가니 / 翩然化爲雉 왕이 또 신령한 매가 되어 / 王又化神鷹 쫓아가 치는 것이 어찌 그리 날쌘가 / 博擊何大鷙 저편이 사슴이 되어 달아나면 / 彼爲鹿而走 이편은 승냥이가 되어 쫓았다 / 我爲豺而趡 하백은 신통한 재주 있음 알고 / 河伯知有神 술자리 벌이고 서로 기뻐하였다 / 置酒相燕喜 만취한 틈을 타서 가죽 수레에 싣고 / 伺醉載革輿 딸도 수레에 함께 태웠다 / 幷置女於輢 수레의 옆을 기(輢)라 한다. 그 뜻은 딸과 함께 / 意令與其女 천상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 天上同騰轡 그 수레가 물 밖에 나오기 전에 / 其車未出水 술이 깨어 홀연히 놀라 일어나 / 酒醒忽驚起 하백의 술은 이레가 되어야 깬다. 여자의 황금비녀로 / 取女黃金釵 가죽 뚫고 구멍으로 나와서 / 刺革從竅出 출(出)은 협운(叶韻)이다. 홀로 적소를 타고 올라서 / 獨乘赤霄上 소식 없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 寂寞不廻騎 | | 하백이,“왕이 천제(天帝)의 아들이라면 무슨 신통하고 이상한 재주가 있는가?”하니, 왕이,“무엇이든지 시험하여 보소서.”하였다. 이에 하백이 뜰 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니니 왕이 수달로 화하여 잡았고,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니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았고,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였다. | 왕이 천제의 아들이면 어떠한 신이(神異)함이 있느뇨.”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오직 시험해 보면 알 것이오.” 하매, 이에 하백이 뜰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는지라, 왕이 물개로 화하여 잡으려 하니,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므로,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으매,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여 쫓았다. | 하백은 참으로 천제의 아들이라고 생각하여 예로 혼인을 이루고 왕이 딸을 데려갈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내어 왕을 권하여 크게 취하자 딸과 함께 작은 가죽 수레에 넣어 용거(龍車)에 실으니 이는 하늘에 오르게 하려 함이었다. 그 수레가 미처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술이 깨어 여자의 황금비녀로 가죽 수레를 뚫고 구멍으로 홀로 나와서 하늘로 올라갔다. 하백이 그 딸을 책망하여 / 河伯責厥女 입술을 잡아당겨 석 자나 늘여 놓고 / 挽吻三尺㢮 우발수 속으로 추방하고는 / 乃貶優渤中 오직 비복 두 사람만 주었다 / 唯與婢僕二 하백이 그 딸에게 크게 노하여,“네가 내 훈계를 따르지 않아서 마침내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하고, 좌우를 시켜 딸의 입을 옭아 잡아당기어 입술의 길이가 석 자나 되게 하고 노비 두 사람만을 주어 우발수 가운데로 추방하였다. 우발은 못 이름인데 지금 태백산(太白山) 남쪽에 있다. | 하백이 그제서야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 생각하고 예(禮)로써 성혼(成婚)하였다. 왕이 그 딸을 거느릴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마련하여 왕에게 권해서 크게 취하게 하고, 딸과 더불어 작은 혁여(革轝) 가운데에 넣어서 용거(龍車)에 실어 승천(升天)하게 하려 하였는데, 그 수레가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곧 술이 깨어 그 딸의 황금비녀를 빼어서 혁여를 찌르고, 그 구멍으로 혼자 나와서 승천하니, 하백이 노하여 그 딸에게 이르기를, “네가 내 가르침을 좇지 아니하여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 하고, 좌우(左右)로 하여금 그 딸의 입을 얽어 잡아당기게 하니, 그 입술이 늘어나 길이가 3척(尺)이 되매, 노비(奴婢) 2인과 함께 우발수(優渤水) 가운데로 내치었다.【곧 지금의 태백산(太白山) 남쪽이다. 】 | 어부가 물 속을 보니 / 漁師觀波中 이상한 짐승이 돌아다녔다 / 奇獸行駓騃 이에 금와왕에게 고하여 / 乃告王金蛙 쇠그물을 깊숙이 던졌다 / 鐵網投湀湀 돌에 앉은 여자를 끌어당겨 얻었는데 / 引得坐石女 얼굴 모양이 심히 무서웠다 / 姿貌甚堪畏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 唇長不能言 세 번 자른 뒤에야 입을 열었다 / 三截乃啓齒 | | 어사(漁師) 강력부추(强力扶鄒)가 고하기를, “근자에 어량(魚梁 물을 막아 고기를 잡는 장치) 속의 고기를 도둑질해 가는 것이 있는데 무슨 짐승인지 알 수 없습니다.”하였다. 왕이 어사를 시켜 그물로 끌어내니 그물이 찢어졌다.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당겨서 돌에 앉아 있는 여자를 얻었다. 그 여자는 입술이 길어 말을 못하므로 그 입술을 세 번 잘라내게 한 뒤에야 말을 하였다. | 고기잡이[漁師]가 금와(金蛙)에게 고하기를, “근래 어살[梁] 가운데 있는 고기를 훔쳐 가는 것이 있는데,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하매, 왕이 곧 고기잡이로 하여금 그물로 끌어내게 하니, 그 그물이 찢어지므로,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한 여자가 돌 위에 앉아서 끌려 나왔는데, 그 여자가 일술이 길어서 말을 하지 못하므로, 세 번 그 입술을 끊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말을 하였다. |
1) 위에서 보다시피 내용이 완전히 똑같다. 다만,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에는 고율시(古律詩)가 함께 써있는데(병서) 비하여 단군고기(檀君古記)는 산문으로 내용을 기술하고 있다. 2) 따라서 동명왕편에 있는 시를 제거하면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와 단군고기와 완전히 똑같 다. 그러므로 만약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을 읽을 때 시가 섞여있어서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면, 단군고기를 읽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확실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려면 단군고기를 읽어보면 된다는 것이고 더욱 확실하게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알려면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과 단군고기를 함께 비교해가면서 읽으면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아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의 내용을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임) 3) 이와같은 내용을 볼 때 동명왕의 기록은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민족에게 내려오는 사료 가운데 여러군데 존재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3. 삼국사기(동명성왕 본기)와 단군고기(檀君古記)를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삼국사기 동명성왕 본기 | 단군고기(檀君古記) | 해부루가 죽자 금와는 뒤를 이어 즉위하였다. 이 때에 태백산(太白山) 남쪽 우발수(優渤水)에서 한 여자를 발견하고 물으니 [그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하백(河伯)의 딸이며 이름이 유화(柳花)입니다. 여러 동생과 나가 노는데 그 때에 한 남자가 스스로 천제의 아들 해모수라 하고 나를 웅심산(熊心山) 아래 압록수(鴨淥水) 가의 집으로 꾀어서 사통하고 곧바로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부모는 내가 중매없이 남을 좇았다고 책망하여 마침내 우발수에서 귀양살이 하게 하였습니다.” | 천제(天帝)가 태자를 보내어 부여(扶餘) 고도(古都)에 내리어 놀게 하니, 이름이 해모수(海慕漱)이다. 〈해모수가〉 하늘로부터 내려오는데 오룡거(五龍車)를 타고, 종자(從者) 1백여 인은 모두 백곡(白鵠)을 탔는데, 채색 구름이 그 위에 뜨고, 음악소리가 구름 가운데에서 울렸다. 웅심산(熊心山)에서 머물러 10여 일을 지내고 비로소 내려왔다. 머리에는 오우(烏羽)의 관(冠)을 쓰고, 허리에는 용광검(龍光劍)을 찼는데, 아침이면 일을 보고, 저녁이면 하늘로 올라가니, 세상에서 이르기를, ‘천왕랑(天王郞)’이라 하였다. 성(城) 북쪽 청하(靑河)의 하백(河伯)이 세 딸이 있으니, 큰딸이 유화(柳花), 둘째딸이 훤화(萱花), 막내딸이 위화(葦花)인데, 자태가 곱고 아름다왔다. 세 딸이 웅심연(熊心淵) 위에 가서 노는데,【청하(靑河)는 곧 지금의 압록강(鴨綠江)이다. 】왕이 좌우(左右)에게 이르기를, “저 여자를 얻어서 비(妃)를 삼으면, 가히 자손을 두리라.” 하니, 그 딸들이 왕을 보자 곧 물로 들어갔다. 좌우가 말하기를, “대왕은 어찌하여 궁전(宮殿)을 지어, 저 여자를 맞아 방[室]에 들이고 문[戶]을 꼭 닫지 아니합니까.” 하니, 왕이 옳게 여기어 말채찍[馬鞭]으로 땅을 그으니, 동실(銅室)이 잠깐 사이에 이루어졌다. 방 가운데에 세 자리[席]를 베풀고 잔과 술을 두었더니, 그 여자들이 서로 권하여 크게 취하였다. 왕이 나아가 붙드니, 그 여자들이 놀라서 달아났는데, 유화(柳花)가 왕에게 잡히었다. 하백이 크게 노하여 사신을 보내어 고(告)하기를, “너는 어떤 사람이기에 내 딸을 붙잡아 두느냐.”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나는 천제(天帝)의 아들인데, 이제 하백과 결혼하고자 하노라.” 하매, 하백이 또 사신을 보내어 고하기를, “네가 만일 구혼(求婚)하려거든 마땅히 매파를 보낼 것이지, 이제 덮어놓고 내 딸을 붙잡아 두니, 어찌 그리 예를 모르느냐.” 하였다. 왕이 부끄러워서 장차 하백을 가 보려고 하나 〈하백의〉 방에 들어갈 수가 없고, 또 그 딸을 놓아주려고 하나, 그 딸이 이미 왕과 더불어 정(情)을 통하였는지라, 떠나려 들지 아니하고 왕을 권하기를, “만일 용거(龍車)가 있으면 하백의 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하니, 왕이 하늘을 가리키며 고하매, 조금 있더니 오룡거(五龍車)가 하늘로부터 내려왔다. 왕이 그 여자와 함께 수레를 타니, 풍운(風雲)이 갑자기 일어, 대번에 그 궁(宮)에 이르렀다. 하백이 예를 갖추어 맞이하여 좌정(坐定)하고 이르기를,“혼인의 예는 천하의 통규(通規)이거늘, 어찌 이렇듯 실례(失禮)하여 나의 문종(門宗)을 욕되게 하느뇨. 왕이 천제의 아들이면 어떠한 신이(神異)함이 있느뇨.” 하니, 왕이 대답하기를, “오직 시험해 보면 알 것이오.” 하매, 이에 하백이 뜰앞의 물에서 잉어로 화하여 물결을 따라 노는지라, 왕이 물개로 화하여 잡으려 하니, 하백이 또 사슴으로 화하여 달아나므로, 왕이 승냥이로 화하여 쫓으매, 하백이 꿩으로 화하니, 왕이 매로 화하여 쫓았다. 하백이 그제서야 진실로 천제의 아들이라 생각하고 예(禮)로써 성혼(成婚)하였다. 왕이 그 딸을 거느릴 마음이 없을까 두려워하여, 풍악을 베풀고 술을 마련하여 왕에게 권해서 크게 취하게 하고, 딸과 더불어 작은 혁여(革轝) 가운데에 넣어서 용거(龍車)에 실어 승천(升天)하게 하려 하였는데, 그 수레가 물에서 나오기 전에, 왕이 곧 술이 깨어 그 딸의 황금비녀를 빼어서 혁여를 찌르고, 그 구멍으로 혼자 나와서 승천하니, 하백이 노하여 그 딸에게 이르기를, “네가 내 가르침을 좇지 아니하여 우리 가문을 욕되게 하였다.” 하고, 좌우(左右)로 하여금 그 딸의 입을 얽어 잡아당기게 하니, 그 입술이 늘어나 길이가 3척(尺)이 되매, 노비(奴婢) 2인과 함께 우발수(優渤水) 가운데로 내치었다.【곧 지금의 태백산(太白山) 남쪽이다. 】고기잡이[漁師]가 금와(金蛙)에게 고하기를, “근래 어살[梁] 가운데 있는 고기를 훔쳐 가는 것이 있는데, 어떤 짐승인지 알지 못하겠나이다.” 하매, 왕이 곧 고기잡이로 하여금 그물로 끌어내게 하니, 그 그물이 찢어지므로, 다시 쇠그물을 만들어 끌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한 여자가 돌 위에 앉아서 끌려 나왔는데, 그 여자가 일술이 길어서 말을 하지 못하므로, 세 번 그 입술을 끊어내니, 그제야 비로소 말을 하였다. |
1) 위에서 보다시피 위 1에 있는 삼국사기와 동국이상국집 동명왕편 (구삼국사-舊三國史 동명왕 본기)의 비교와 같다. 즉, 단군고기(檀君古記)의 내용이 삼국사기에 전부 있다. 다만 삼국사기는 단군고기에 있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생략하였다. ① 해모수에 관한 기사 전부. ② 하백의 딸 유화 원화 위화에 관한 일화 거의 전부. ③ 해부루와 유화가 만나는 일화. ④ 하백과 해모수의 언쟁. ⑤ 해모수가 하백의 궁에 가서 벌인 신이한 일화. ⑥ 하백이 유화를 추방하게된 상황. ⑦ 유화를 발견하게 된 일화. 2) 삼국사기는 위의 모든 내용을 생략한 대신 유화가 위의 모든 일을 간단하게 말하는 것으로 처리하였다.(편집) 3) 왜 위에 있는 7개의 내용을 생략하였을까? 바로 전부 신화적 내용이기 때문이다. 유학자인 김부식은 이를 괴력난신(怪力亂神)이라고 보고 삭제한 것이다. 따라서 신화적 내용을 삭제한 후의 단군고기와 삼국사기의 내용은 같다. 다만 삼국사기는 내용을 간략히 뭉뚱그려 유화가 말하는 형식으로 처리한 것이다. 4. 이 부분에 있어서 삼국사기는 단군고기를 편집하였을까?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를 편집하였을까? 나의 생각에는 단군고기를 편집한 것이 아니라 구삼국사 동명왕 본기를 편집한 것으로 판단된다. 5. 중국측 사료인 위서 고구려전과 북사 고구려전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