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6.04.18 03:07
도널드 존스턴 前OECD 사무총장 "現상황, 외환위기 맞먹는 위기"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20여년간 경제를 잘 관리해왔습니다만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선 통일이 절실해 보입니다."
도널드 존스턴 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지난 8일 본지 인터뷰에서 정체 상태에 놓인 한국 경제의 돌파구로 '통일'을 꼽았다.
그는 1996년부터 2006년까지 OECD 사무총장을 역임하며 1996년 한국의 OECD 가입과 다음 해 외환위기 추락을 지켜본 인물이다. 연세대 기후금융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캐나다 출신 정치인으로 캐나다 재무부·과학기술부·지역개발부 장관, 검찰총장, 자유당(현재 캐나다 집권당) 총재를 역임했다.
존스턴 전 사무총장은 "한국이 일본식 저성장에 빠지는 위험도 통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북한은 싸고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이민으로 생산 노동인구 감소를 대처해왔는데 한국은 통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되면서 "불을 끄러" 40여 차례 방한한 바 있다. 그는 "외채 위기가 닥쳤지만 온 국민이 금을 모아 합심하는 모습이 지금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고 했다. 1998년 경제가 5.5% 마이너스 성장하고, 다음 해 11% 이상 반등한 뒤 2001년엔 IMF 구제금융마저 전액 상환한 것을 두고 그는 "세계 역사상 전례 없이 빠르고 놀랄 만한 회복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대외 환경을 보면 한국은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위기 국면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출에 경제의 상당 부분을 의지하는 한국으로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보호무역의 대두와 교역 감소는 커다란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미래와 관련, 그는 중국이 미국과 함께 '주요 2개국(G2)'으로 떠올랐지만 부정부패를 없애고 원칙(principle)을 바로 세워야 진정한 강대국으로 일어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존스턴 전 사무총장은 "중국이 세계 경제 1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세계 리더국이 되는 건 이번 세기 안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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