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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동포! 죽어서도 돌아올 수 없는가

상 상 2014. 8. 26. 17:09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4.08.26 03:02

 

70여년 전, 나라를 잃고 일본의 식민지라는 이유로 조선의 청년들이 일본과 만주, 사할린, 남양으로 강제 동원됐다. 지금은 러시아 땅인 사할린에는 일제 말기 3만 명이 넘는 동포가 징용됐다. 조국은 해방됐으나 4만여 동포는 고향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그들이 남긴 편지와 묘비에는 절절한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다. 또 남편이 사할린으로 징용을 떠난 후 이제는 할머니가 된 아내와 자식들 마음도 애절하기는 마찬가지다. 몇 년 전부터 이들은 남편과 부친의 묘소를 확인해 국내로 모셔와 달라고 국회로 행정부로 다니며 읍소를 거듭하고 있다.

 

다행히 국회가 그들의 열망을 반영해 관련 예산을 마련해 주었고,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꾸준히 사할린에 흩어져 있는 공동묘지 실태 조사를 실시하여 남사할린 지역 33개 공동묘지에서 한인묘 1만여기를 확인하고, 금년에도 19개 공동묘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작년 829(국치일)에 광복 68년 만에 전후 최초로 러시아 정부의 협조 아래 사할린 한인 희생자 유골 1위를 시범 봉환하였고, 금년에도 같은 날, 18위의 유골이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3년간 이 사업을 담당하는 팀장으로서 감동보다 안타까움이 더 많다. 지금과 같은 봉환 사업 방식으로 유족들의 아픔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고, 그나마 내년에는 올해 수준의 사업 예산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위원회가 확인한 묘소 중 유족이 확인되었거나 봉환 의사를 밝힌 묘지는 1045기이고, 내년까지 조사를 계속하면 그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지금처럼 매년 20위 내외를 봉환한다고 가정할 때 유해 봉환 소요 기간은 52년이 넘을 것 같다. 현재 유족의 평균연령은 75세이고, 살아계신 배우자는 90세가 넘는다. 망자를 확인할 수 없는 무연고묘, 사할린의 도시화로 사라지는 공동묘지, 사할린 현지에서 만나 인연을 맺었던 배우자와 함께 묻힌 동포 등 현안은 적지 않은데 마음이 급하다. 사할린 동포, 죽어도 고향길은 멀다. 담당자인 내 마음은 까맣게 타들어간다. 해결의 열쇠는 국민의 관심과 국회의 결단이다. 조국이 없어서 겪은 그 아픔을 이제 조국이 보듬어야 한다.

 

박경록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 조사22팀장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