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황제를 주먹으로 팬 고징

상 상 2012. 5. 17. 18:24

 

출처: 자치통감 양기 권160 무제 태청 원년(547년)

 

8월

무자일(24일)

 

황제가 일찍이 업(鄴)의 동쪽에서 사냥을 하는데 말을 달리는 것이 마치 나는 것과 같아

감위도독 오나라수공벌이 뒤따라오며 불렀다.

“천자께서는 말을 달리지 마십시오. 대장군이 성을 냅니다.”

 

고징이 일찍이 모시고 술을 마시다가 커다란 술잔을 들어 황제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신 고징이 폐하에게 술을 권합니다.”

황제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말하였다.

“자고로 망하지 않는 나라가 없었지만, 짐 역시 이렇게 살아서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고징이 화를 내며 말하였다.

“짐? 짐이라고? 이 개다리 짐아!”

최계서로 하여금 황제를 주먹으로 세 번 치도록하고 옷을 떨치며 나갔다.

 

다음날, 고징이 최계서로 하여금 들어가 황제를 위로하자 황제 역시 사과하고

최계서에게 비단 백필을 내렸다.

 

帝嘗獵於鄴東,馳逐如飛,監衛都督烏那羅受工伐從後呼曰:「天子勿走馬,大將軍嗔!」

澄嘗侍飲酒,舉大觴屬帝曰:「臣澄勸陛下酒。」

帝不勝忿,曰:「自古無不亡之國,朕亦何用此生為!」

澄怒曰:「朕,朕,狗腳朕!」使崔季舒毆帝三拳,奮衣而出。

明日,澄使季舒入勞帝。帝亦謝焉,賜季舒絹百匹。

 

황제가 울분과 치욕을 참을수 없어서 사령운의 시를 읊었다.

“한이 망하자 자방이 떨치며 일어났고, 진이 황제를 칭하니 중련이 부끄러움을 느꼈네.

본래 강가 바닷가 사람이었지만 충성과 의리는 군자를 감동시키네.”

상시 시강 영천사람 순제가 황제의 뜻을 알고 이에 사부낭중 원근, 장추경 유사일,

화산왕 원대기, 회남왕 원선홍, 제북왕 원휘 등과 더불어 고징을 주살하기로 모의 하였다.

 

원대기는 원지의 아들이다. 황제가 칙서로 거짓말을 하며 순제에게 물었다.

“어느날 강연을 열려고 하는가?” 마침내 거짓으로 궁중에 토산을 만든다고 하고서

성의 북쪽을 향하여 땅굴을 뚫었다.

천추문에 이르러서 문지기가 지하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고징에게 알렸다.

 

帝不堪憂辱,詠謝靈運詩曰:「韓亡子房奮,秦帝魯連恥。本自江海人,忠義動君子。」

常侍、侍講穎川荀濟知帝意,乃與祠部郎中元瑾、長秋卿劉思逸、華山王大器、淮南王宣洪、

濟北王徽等謀誅澄。大器,鷙之子也。

帝謬為敕問濟曰:「欲以何日開講?」乃詐於宮中作土山,開地道向北城。

至千秋門,門者覺地下響,以告澄。

 

고징이 병사들을 챙겨 궁으로 들어와 황제를 보자 절도 않하고 앉으면서 말하였다.

“폐하는 어째서 반역을 하려고 하시오?

신 부자의 공은 사직을 보존하였는데 폐하에게 무슨 죄를 졌단 말이오?

이는 필시 좌우의 비빈 무리의 소행일 것이요.”

호부인과 이빈을 살해하려고 하였다.

황제가 정색하며 말하였다.

“자고로 신하가 군주에게 반역했다는 말은 들었어도

군주가 신하에게 반역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소.

왕 스스로 반역을 하고자 하면서 어째서 책임을 나에게 씌우는 것이오!

내가 왕을 살해하면 사직이 안정되고, 죽이지 못하면 멸망이 머지 않으니

내몸 또한 돌볼 겨를이 없는데 비빈들 상황이야 말해 무엇하겠소.!

반드시 죽이고자 한다면 빨리하든 늦추든 그것은 왕의 마음에 있소!”

고징이 이에 평상에서 내려와 머리를 조아리며 크게 소리내어 울면서 사죄하였다.

이에 술을 취하도록 마시고 밤이 오래 지나자 이에 궁에서 나갔다.

3일 지나서 황제를 함장당에 유폐하였다.

 

임진일(28일)에 순제 등을 저자에서 팽(삶아 죽임)하였다.

 

澄勒兵入宮,見帝,不拜而坐,曰:「陛下何意反?臣父子功存社稷,何負陛下邪!

此必左右妃嬪輩所為。」欲殺胡夫人及李嬪。

帝正色曰:「自古唯聞臣反君,不聞君反臣。王自欲反,何乃責我!

我殺王則社稷安,不殺則滅亡無日,我身且不暇惜,況於妃嬪!必欲弒逆,緩速在王!」

澄乃下床叩頭,大啼謝罪。於是酣飲,夜久乃出。居三日,幽帝於含章堂。壬辰,烹濟等於市。

 

 

※ 위에 나오는 고징은 고환의 아들이며(고환을 이어 상국이 되고 제왕,齊王이 되었음).

황제는 효정제이다.(효정제는 고환이 세운 허수아비, 동위 황제임)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구려와 동진(東晋)의 관계  (0) 2012.05.20
고구려와 북위의 관계(3)  (0) 2012.05.18
고구려와 북위의 전투  (0) 2012.05.15
북위의 역사  (0) 2012.05.14
영태후  (0) 2012.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