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입력 : 2017.04.20 17:26:15 수정 :2017.04.20 20:31:46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은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다. 작년과 올 현재까지 2차례의 핵실험과 무려 32발의 중·단거리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현재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은 진행형이다.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한은 다양한 신형 미사일을 선보였다. 북극성-3형에 해당하는 두 종류의 고체추진제 ICBM을 보여줬다. ICBM은 발사관의 외관만 볼 수 있어 실제 미사일의 형상은 확인할 수 없었다. 6축의 발사대 트럭에 실린 새로운 형태의 준장거리미사일도 보여줬다. 미사일 동체 중간에 날개를 장착한 지대지미사일도 있었다. SA-2 지대공미사일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이미 개발했거나 최소한 개발하려는 미사일들로 보인다. 북한은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체제를 인정받기 위해 비대칭 전력인 핵·미사일 개발에 목을 매고 있다.
북한은 최근 6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시기만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북한은 단순 위협을 위해 핵실험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할까.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은 체계적이고 계산된 도발이다. 핵실험은 소형 경량화를 추진하면서 점진적으로 위력을 증강하는 핵능력을 보여준다. 이는 탄도미사일에 탑재해서 한국이나 미국에 대한 공격이 가능함을 강변한다.
북한은 지난 한 해 동안 8차례나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했다. 시험발사는 나름대로 목표를 가지고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작년 6월 여섯 번째로 고각발사한 미사일만 성공했다. 북한이 극단적 고각발사를 한 이유는 이웃 나라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이다. 군사적 운용 측면에서 고각발사 및 저각발사는 미사일 방어를 어렵게 하여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다. 또한 1413.6㎞의 고도에 도달한 극단적 고각발사는 ICBM 발사의 대기권 재진입을 시험할 수 있다.
작년 9월에는 스커드미사일의 개량형인 스커드-ER 3발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발사했다. 올 3월에도 4발을 동시에 발사함으로써 한반도에 구축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황해도 황주에서 노동미사일을 고각발사하면서 부산을 목표로 발사했다는 것도 의미심장한 것이다. 전시에 부산항과 김해공항으로 입항하는 미군 증원군과 물자를 공격한다는 의미다. 실제 황주에서 부산을 타격하면 사드가 위치하는 성주를 일직선으로 지나게 된다. 이 경우에 사드의 요격 가능시간과 사드 레이더가 추적할 수 있는 능력은 상당히 제한되게 된다.
우리 군이 다양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이 한국형 3축 체계다. 킬체인(Kill-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및 대량응징보복(KMPR) 운용이 그들이다. 대부분 기술능력과 운용개념 등에 대한 충분한 검증도 없이 발표하다보니 수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군은 3축 체계 구축을 위해 무기체계 도입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이러한 천문학적인 국방 비용이 투입되는 전략을 내세울 때는 기술적 타당성, 군사적 효용성 및 비용 효율성 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군사전략의 기술적 타당성 및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무기체계를 도입하면 국방비의 낭비뿐만 아니라 국가방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킬체인 운용은 핵미사일의 발사 직전 명확한 발사 징후를 식별하면 선제타격을 통해 무력화하는 것이다. 북한 전 지역에서 이동식미사일의 도발을 탐지하고 발사 징후를 식별하는 데 기술 및 비용 측면의 한계가 존재한다. 어렵지만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비대칭전력으로의 대체가 필요하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의 안보환경은 우리 군에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이젠 우리 국방도 `근육`보다는 `두뇌`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고 첨단 국방과학기술로 무장해야 한다. 유능한 인재가 있어야 실질적 작전능력도 확보하고 운용개념도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꼭 필요한 무기체계가 무엇인지도 식별할 수 있다.
[장영근 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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