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트럼프 “북핵 해결, 中이 안하면 우리가 한다”

상 상 2017. 4. 4. 19:52

출처: 동아일보, 입력 2017-04-04 03:00수정 2017-04-04 03:00

 

시진핑과 정상회담 앞두고 압박선제타격 옵션 사용도 시사

과 불공정 무역 지속할 수 없어통상이슈 지렛대로 대북제재 유도

백악관 미사일 공격 우려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북핵 위협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미국)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는 대가로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이른바 그랜드 바겐을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내가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할 말은 이것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북한 관련 발언 가운데 가장 명료하고 강력한 의지를 담은 발언으로 평가된다. 6, 7일 미 플로리다 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우선 의제로 부상한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없이 일대일로 북한과 맞불을 것이냐는 질문에도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이날 발언은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을 동시에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각종 양자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면서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 등 군사적 옵션까지 배제하지 않겠다는 엄포로 읽힌다. 미 하원은 이미 역대 최고 수준의 대북제재현대화법안을 외교위원회에서 처리하는 등 입법화를 서두르고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31일 북한 기업 1곳과 개인 11명에 대한 무더기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동시에 중국에 대해선 세컨더리 보이콧(3자 제재) 카드를 동원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각종 기업, 은행에 대한 융단폭격식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북 제재를 유도하기 위해 통상 이슈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지금처럼 불공정한 거래를 하면 우리가 무역을 지속할 수 없다고 중국에 말할 것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결국 중국이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지금처럼 미온적으로 나온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은 물론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 부과 등 고강도 무역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현존하는 최고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올해 초부터 진행해 온 대북정책 구상을 마무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를 주도한 국가안보회의(NSC) 캐슬린 맥팔랜드 부보좌관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인 만큼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