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진핑에 직격탄 날린 로스…"中 보호무역 가장 심해"

상 상 2017. 1. 20. 18:43

출처: 매일경제, 입력 : 2017.01.19 17:49:30 수정 : 2017.01.19 23:04:28

 

"철강·알루미늄 덤핑 차단위해 고율관세 부과 할수도"

, 미국산 반덤핑·농산물 수입규제 등 곧바로 조사 착수

트럼프시대 개막 / 막오른 G2 무역전쟁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출범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상무장관 내정자 윌버 로스가 중국을 겨냥해 "세계 주요국 중 최고의 보호무역국가"라고 지목하며 사실상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로스 내정자는 18(현지시간) 미국 연방의회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은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고, 비관세 장벽도 아주 높은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상무장관은 미국의 통상정책을 주도하고 불공정무역 실태를 조사하며 이를 정비하는 직책이다. 로스 내정자의 발언에 비춰볼 때 향후 트럼프 정부에서 중국과의 심각한 통상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로스 내정자는 특히 "중국은 자유무역을 실천하기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자유무역의 기수를 자처한 것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반격 카드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져 20일 트럼프 정권의 개막은 곧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스 내정자는 중국에 대해 정부가 수출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점, 기업의 생산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점을 불공정무역의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출기업을 소유하고 지원하면서 중국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악의적인 무역행위, 즉 정부의 수출기업 소유,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서 예전처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불공정무역과 관련해 로스 내정자가 주목한 분야는 철강과 섬유 자동차부품이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일자리를 가장 많이 빼앗겼다고 여기는 분야와 일치한다. 로스 내정자는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을 막기 위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철강, 알루미늄을 놓고 반덤핑 관세 공방을 벌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일자리를 되찾고 만성적인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에 대한 통상압박을 준비해 왔다. 중국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필요한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탈퇴도 고려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서 무역정책을 담당하는 진용이 중국에 대해 비판적인 인사들로 채워진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부추기고 있다.

 

이미 중국 내 언론매체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 포문을 열 경우 중국도 미국산 반덤핑 조사 미국산 농산물 수입 규제 보잉 항공기 구매계약 취소와 같은 보복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나아가 미국 국채를 내다팔아 미국의 통화정책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극단적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 중국도 주저 없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산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이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며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일방적 수출 관행이 아닌 양국 간 경제구조 차이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편 로스 내정자는 새 정부 출범 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가장 먼저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기간 동안 NAFTA에 대해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이라고 비판한 트럼프 당선자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NAFTA 회원국인 캐나다 멕시코와 재협상을 시도하되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200일 내에 폐기를 검토한다고 밝혔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