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中 1월 채권시장서 사상최대 외자유출

상 상 2016. 3. 4. 22:03

출처: 매일경제, 2016-03-03 17:37:46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에 국유기업 인수·합병(M&A)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 들어 계속되는 천문학적 자본 유출 사태와 외환보유액 급감, 재정적자 확대 문제로 무디스가 중국 신용등급 전망으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는 중국 정부가 내건 승부수다.

 

알짜 국유기업 지분 매각을 통해 재정적자 부족분을 메우는 한편 외자 유입도 원활히 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설명이다. 해외 자본을 유치해 국유기업을 개혁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천단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외국 자본이 M&A 방식으로 국유기업 개혁에 참여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국유기업 개혁을 위한)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 자본 M&A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고 구조 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당국의 구체적인 규제 완화 조치가 나오진 않았지만 중국이 '성역' 같은 국유기업조차 팔 수 있다고 선언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외국 기업 투자 규제 완화는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사안이지만, 최근 급격한 외자 유출로 경고등이 켜지자 국유기업까지 M&A 대상에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때 4조달러에 육박하던 중국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5000억달러 넘게 빠져 올 1월 현재 32000억달러까지 줄었다.

 

이와 관련해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의 중국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3일 보도했다. M&A 규제 완화를 비롯한 투자 유인책은 3일 개막한 연중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를 거쳐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에 대해 투자 규제를 완화하려는 이유는 외자 유치와 국유기업 개혁 외에 성장률 제고 목적도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에 나선 이후 정부의 과감한 투자와 왕성한 내수, 외국 자본의 직접투자(FDI)가 성장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와 성장률 둔화 등으로 FDI 증가율이 크게 떨어졌다. 2010년만 해도 연 17%에 달했던 FDI 증가율은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정부가 외국 자본에 대한 국유기업 M&A를 허용하기로 함에 따라 향후 발표될 외국인 투자 유인책에 지분 규제 완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자유무역구를 대상으로 외국 자본 투자에 대한 사전 심사제도를 폐지하고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예외 항목 제외하고 원칙적 허용)으로 전환했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외국 자본 M&A 규제 완화 시 1차 대상은 1만여 개에 달하는 지방 국유기업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기업들도 중국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 자본의 중국 엑소더스가 새해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 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 자본은 7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014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최대 규모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