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OLED 98% 장악했지만…중국과 격차 내년 0

상 상 2016. 2. 1. 17:48

[중앙일보]입력 2016.02.01 00:01 수정 2016.02.01 13:41 | 경제 1면 지면보기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결합

어디에나 디스플레이시대

만족할 때 아닌 새시장 개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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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인치, 100인치. 벽 하나를 다 차지하는 대형 TV를 이사 갈 때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아 가뿐히 옮길 수 있다면?

 

2~3년 뒤면 이런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 ‘CES 2016’에서 돌돌 마는(롤러블·rollarble) 18인치 TV를 공개했다. 잘 구부러지는 플라스틱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만든 이 롤러블 TV는 말았을 때 원의 반지름이 3밖에 안 된다.

 

LG디스플레이 김광진 상무는 내년을 목표로 투명하면서도 휘어지는 60인치 크기 대형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갑처럼 반으로 접히는 스마트폰도 곧 나올 가능성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411월 세계 최초로 접히는(foldarble·폴더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삼성전자가 제품화를 진행 중이다.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합친 새로운 제품이 나올 수 있다. 폈을 땐 태블릿으로,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변신하는 식이다.

 

디스플레이가 똑똑해지기도 한다. ·번역 소프트웨어 세계 1위인 시스트란인터내셔널은 올해 초 국내 기업 그린광학과 공동 개발한 ·번역 안경CES 2016에서 선보였다. LCD(액정표시장치)를 활용한 이 안경 을 쓰고 외국인과 대화하면 눈앞에 50인치 크기의 가상의 스크린이 펼쳐지면서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시스트란인터내셔널 측은 디스플레이가 소프트웨어를 만나면 활용 범위가 더 넓어진다고 말했다.

 

전자기기 부품으로 출발한 디스플레이가 눈에 보이는 모든 면()에 적용되면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산업이 결합한 스마트카는 물론 웨어러블 IT 기기 기반의 스마트 패션(의류·신발 등), 냉장고·유리창 같은 주변 사물이 모두 디스플레이가 된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과도 결합해 평범한 벽면이나 허공도 디스플레이로 바뀔 날이 멀지 않았다. 그야말로 디스플레이 에브리웨어(Display Everywhere)’ 시대다.

 

LG경제연구원의 이우근 책임연구원은 사각형 패널에서 벗어나 다양한 모양과 크기·용도에 기반한 디스플레이가 늘면서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디스플레이 산업에 사업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레드가 디스플레이 에브리웨어의 핵심으로 꼽힌다. 스스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을 활용해 만든 올레드는 LCD와 달리 빛을 쏴주는 광원(光源)이나 컬러필터가 필요 없다. 얇고 가볍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올레드가 LCD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데 글로벌 산업계의 이견이 없다. 올레드는 2020년까지 연평균 12.9%씩 성장하며 디스플레이 전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1.2%)을 월등히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장악한 삼성과 LG는 일단 올레드 주도권은 잡았다. 지난해 이 올레드 시장의 98.5%를 두 기업이 장악했다.

 

하지만 현재 1등이 미래 1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과 기술 격차는 2017년이면 사라진다.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는 한국이 먼저 만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쓰지 않으면 안 될 시장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제조사에 납품하는 데 그치지 말고 새로운 제품을 창조해야만 미래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디스플레이. 구동 방식에 따라 수동형인 피몰레드(PMOLED)와 능동형인 아몰레드(AMOLED)로 구분된다.

 

LCD(액정표시장치)=유리판 사이에 주입한 액정에 전압을 다르게 주는 방식으로 영상 정보를 표현한 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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