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가 기술 우위 지켜야 중국 거대시장 의미있다

상 상 2015. 11. 26. 17:56

출처: 매일경제(사설), 기사입력 2015.11.26 00:03:01 | 최종수정 2015.11.26 08:59:55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중국 리스크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수요 둔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보다 유의해야 할 것은 우리와 중국 기업 사이의 경쟁력 격차 축소"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우리나라 수출액 중 25.2%는 중국으로 향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수요가 위축되면 우리 수출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성장률이 1% 둔화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최대 0.16% 하락하게 된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경고음을 냈는데 빈틈없이 대처해야 할 내용이다.

 

중국 기업들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경쟁자로 성장했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 될 점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제조업 기술 격차는 20113.7년이었으나 4년 만에 3.3년까지 축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연구원이 올해 10월부터 708개 기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인데 한·중 사이 기술 격차는 모든 업종에 걸쳐 전반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2011년 이후 줄곧 1위를 지켰으나 지난해 3분기 중국 샤오미에 정상을 내줬고, 올 들어서는 화웨이에도 판매량이 밀렸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9월까지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창안자동차에 뒤져 6위로 밀렸다.

 

세계시장에서도 삼성 애플에 이어 스마트폰 3위에 오른 화웨이는 미국에 특허 6100건을 출원·등록했는데 이 중 3400건은 지난해에 출원했을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가 놀랍다. 샤오미도 최근 5년간 특허 6000개를 출원했는데 2013년 연간 698개에 불과하던 특허 출원 건수가 2014년에는 2045개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에는 3738개로 급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고 기술과 오히려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걱정된다. 국내 기업들은 세계 최고 기술과 비교할 때 기술 수준이 80.8%라고 스스로 평가했는데 이는 4년 전 81.9%보다 오히려 1.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세계 최고 기술을 지녔다고 자부한 기업도 9.5%4년 전 14.7%보다 적어졌다.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이 1992년 수교 이후 줄곧 많았으나 2013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이 더 많아지며 인적 교류가 역전됐다. 최근에는 중국 자본도 물밀듯이 한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기술력 우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한국에서 중국으로 실려가던 제조물품들도 한국으로 역류하게 된다. 거대 시장으로 여겨져 온 중국이 한국 기업에 재앙의 진앙지가 될 수도 있다. 경기 부진과 여러 가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인력이나 비용을 줄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