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매일경제, 기사입력 2015.11.11 17:16:58 | 최종수정 2015.11.11 17:20:56
전투기를 자력으로 생산한 국가는 10여 개국에 불과하다. 미국은 3세대 F-4에서부터 4세대 F-18을 거쳐 5세대 스텔스 F-22와 F-35로 단연 선두다. 러시아도 미그와 수호이를 거쳐 스텔스기인 T-50까지 갔다. 양자 경쟁에 프랑스가 미라지에 이어 4.5세대인 라팔로 뒤쫓지만 한발 뒤진다.
근래엔 중국이 J-20 스텔스 전투기를 선보이며 미국과 러시아를 따라잡으려 한다. 인도는 4세대 테자스를 넘어 러시아와 공동으로 스텔스급 FGFA를 개발 중이다. 브라질은 이탈리아와 협력으로 출발했다가 이젠 경전투기 A-29슈퍼투카노를 13개국에 수출할 정도이고 대형 수송기까지 자체 개발을 마쳤다.
후발 주자들에겐 3가지 모델이 있다. 첫째는 일본과 대만이다. 일본의 경우 F-3라는 스텔스 전투기까지 보유했고, 대만은 초음속 경전투기 징궈(經國)를 개발했다. 하지만 미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낸 성과여서 족쇄가 채워져 있다. 둘째는 이스라엘이다. 두 차례 아랍과의 전쟁 후 자체 전투기 확보에 목을 매 F-16급인 랍비까지 개발해 독자 기술을 확보했지만 스스로 생산을 포기했다. 대신 스텔스기 도입에 항전과 무장 시스템은 자체 장비를 장착하기로 하는 등 미국으로부터 최대한 실리를 끌어내는 노선으로 돌아섰다. 셋째는 스웨덴이다. 비겐,그리펜에 이어 5세대 그리펜NG를 진행 중인데 주요 장비를 타국에서 도입하면서도 핵심 기술은 철저하게 독자 개발을 추구한다.
한국은 한·미 동맹으로 미국의 울타리 안에 있지만 스웨덴 모델이 바람직하다. KF-16 면허생산, 경공격기 KA-1 설계생산, 초음속훈련기 T-50 양산과 수출에 이르는 과정을 거쳐왔고 보라매사업으로 불리는 한국형 전투기 개발사업(KF-X)에 진력하고 있다.
스텔스기 F-35 도입에 연계된 핵심기술 이전을 미국이 거부한 뒤 이제 KF-X사업에 AESA레이더 등을 자체 개발할 수밖에 없게 됐다. 개발을 맡은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06년부터 시작해 전차와 호위함에 응용시험을 거쳐 현재 항공기에도 적용 중이다. AESA레이더로 공대공을 넘어 공대지, 공대해 모드까지 개발해야 하는데 목표시점을 3년 앞당겨 2021년까지 마치고 2025년 시재기에 통합기술을 적용하겠다고 한다. 미국, 유럽의 기술이전에 매달리지 않고 독자 개발로 가려면 결국 예산과 인력을 늘려줘야 한다. 한국형 전투기 개발이 꼭 가야 할 길이라면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다.
[윤경호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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