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TPP 가입, 미국도 반기지 않고 더 큰 고비는 일본

상 상 2015. 10. 19. 18:20

출처: 조선일보(사설), 입력 : 2015.10.19 03:22

 

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채택한 공동 설명서에 "미국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환영한다"고 명기했다. 박 대통령이 밝힌 TPP 가입 의사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반응은 '관심에 대한 환영'에 그쳤다. '한국의 가입 의사 표명을 전폭 환영한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두 정상은) 한국의 TPP 참여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FTA(자유무역협정)를 거론하며 "문제가 있다면 좀 더 신속하게 해결되어야 한다"고 했다. 공동 설명서에서도 "·FTA 이행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명기했다. 미국은 한국의 TPP 가입보다는 '·FTA 이행'을 강조한 것이다. 미국은 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미국 첨단 기술 이전을 딱 잘라 거부한 데 이어 TPP 가입도 우리 정부가 원하는 대답을 주지 않았다.

 

TPP는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 최대 역점 사업이다. 발효를 위해선 의회 비준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미국 내 반대론자들은 이미 발효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와 한·FTA에서 득()보다 실()이 컸다고 주장한다.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FTA가 기대했던 이익을 가져다주지 못했다"TPP 비준을 반대하고 있다. 의회의 협조가 필수적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한국의 TPP 가입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가 TPP 가입을 서두른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해졌다. 이제 미국 등 12개국에서 TPP 비준이 모두 끝난 뒤 협정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 시장 개방을 벼르고 있는 일본이 온갖 구실로 한국의 가입에 애를 먹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2년 전 한·FTA 에만 몰두하고 TPP를 무시했던 것이 이토록 부담이 될 줄은 몰랐을 것이다. 외교 통상 라인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