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레이저 무기' 내년 걸프만 배치

상 상 2013. 4. 10. 19:58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3.04.10 03:03

 

美, 이란 드론(Drone·무인기) 잡는 '레이저 무기' 내년 걸프만 배치

 

[이란 도발에 강력한 경고]

水陸양용 '폰스'호 위에 시험용 레이저 무기 탑재

한 번 공격에 단돈 1달러… 미사일 요격까진 불가능

 

미국 해군이 세계 최초의 레이저빔 무기를 이란 주변 해역에 배치하기로 했다.

조너선 그리너트 미 해군작전사령관은 8일(현지 시각) "이란 쾌속정과 드론(무인폭격기)의 공격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수륙양용 '폰스'호 위에 시험용 레이저 무기 'LaWS(Laser Weapon System)'를 탑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aWS는 레이저빔을 쏘아 공격 목표를 불태우는 최첨단 무기다. 미군은 최근 몇년간 LaWS로 드론 등을 격추시키는 시험을 해왔으며, 이날 시험 동영상도 공개했다. LaWS의 광선 세기를 낮추면 공격 대상을 불태워 침몰·격추시키는 대신 빛으로 정찰 카메라를 무력화할 수도 있다. 이처럼 목적에 따라 광선의 세기를 자유롭게 높이고 낮출 수 있다.

 

미군이 레이저 무기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경제적인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신형 LaWS의 대당 제조비용은 3200만달러이지만, 빔을 한 번 쏘는 데는 1달러 남짓밖에 들지 않는다. 또 전기만 공급된다면 무제한 발사가 가능하다. 매튜 클런더 해군무기연구소 제독은 "미사일을 발사하는 데에 최소 수십만달러가 필요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레이저 무기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 레이저 무기가 실전에 쓰이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레이저 무기는 직접 보이지 않는 곳의 목표는 타격할 수 없으며,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광선이 엇나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등 고속의 목표물을 타격하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아직 초기 단계인 레이저 무기를 미 해군이 공식 발표까지 하면서 걸프 해역에 배치하기로 한 것은 이란에 대한 경고 메시지 차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최근 이 해역에서는 이란이 쾌속정이나 드론으로 미 해군에 대한 소규모 도발을 하는 경우가 잦은데, 최근 이란 핵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고 국제사회의 대 이란 제재 강도가 높아지면서 이 같은 도발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등 '6자 국제중재그룹'(P5+1)과 이란은 지난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핵 협상을 벌였으나 다시 한 번 견해차만 확인하고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P5+1은 이란에 '제한적 수준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허용하고, 포르도 지하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쇄 대신 가동을 중단하는' 양보안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서방의 제재 철회가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