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연구초

삼국지 동이열전 교정(단재 신채호) - 10(끝)

상 상 2011. 9. 18. 09:37

저 사람(彼-피: 김부식)이 중국서적에서 얻은 박학(博學: 넓게 배움)도 너무 창피하여

사기 조선열전의 “연과 제의 망명자들을 모아 그들의 왕이 되고 왕검에 도읍하였다(聚燕齊亡命王之都王儉)”를

인용할 때에는 王之(왕지)를 아래 문장(下文-하문)에 붙여

“王之都王儉(왕지도왕검: 왕의 왕검에 도읍하였다)”이라하여 그 귀절을 옳게 떼지 못하였으며,

 

 

송서(宋書) 고구려전의 “련(장수왕)이 홍(풍홍:북연 왕)을 남쪽으로 보내고 싶어하지 않았다 (璉不欲使弘南來)”를

옮겨 기록(移錄-이록)할 때에 련(璉)을 왕으로 고치면서 래(來)는 그대로 두어

장수왕이 평양에 있지 않고 절강(浙江: 중국 절강성)에 앉아 하는 말이 되었으며,

 

 

수서(隋書)의 “고구려가 오만하여 공경하지 않음으로 황제는 장차 고구려를 치려고 하였다

(高麗傲慢不恭帝將討之)”는 “우리가 오만하여 공경하지 않음으로 황제는 장차 우리를 치려고 하였다

(我傲慢不恭帝將討之)”라 고쳐 써(改書-개서) 허리부러질 아(我)란 주인을 찾았으며,

 

 

책부원구의 “성은 모름(모) 이름은 진이다(姓募名秦)”을 베껴 써(謄寫-등사)

신라 박, 석, 김 3성 이외에 턱없는 의문의 모씨 제왕(募氏帝王: 성이 모씨)을 만들어 내게(人事-인사하게) 되고,

 

이밖에도 이 같은 장님이 밤길 가듯한(盲人夜行: 맹인야행) 기사가 많으니

선택없는 박학은 박학이 아닌 자의 바른 선택만 못하다.

 

 

최근의 구암(한백겸), 순암(안정복) 등 여러 선배 유학자(諸先儒-제선유)는 탄복할 만한

정밀하고, 상세하고, 신중하고, 엄밀한(精詳謹密-정상근밀)을 가져 김씨의 착오를 발견한 것이 적지 아니하나,

 

 

다만 중국 서적에 대한 신뢰가 너무 과하여

 

지리(地理)를 논(論)하면서 진실과 허위(眞僞:진위)가 마구 뒤섞인(錯雜-착잡)

수경(水經)을 그대로 인용하며,

 

 

연대를 표하려면 속석(束晳: 죽서기년의 학자) 이후에 위작(僞作)한 죽서기년을

그대로 존중하여 믿고(尊信-존신)

 

 

저들(彼-피)의 소위 경사(經史: 경서와 사서)는

글자 한자 한자 모두 절대적인 진리(字字金玉-자자금옥)로 보아

그 거짓 기록(僞證: 위증)과 틀린 기록(誤證-오증)을 발견하려는 생각이 없었다.

 

 

저자가 시기를 얻으면 중국 서적 중 일체 조선에 관한 기록의 옳고 그름, 틀림과 바름

(是非誤正: 시비오정)을 찾아보려 하거니와,

 

 

근래, 역사를 저술하는 사람(著史者-저사자)들이 매양(늘, 매번) 각종의

진서(眞書: 진실을 쓴 책), 위서(僞書: 거짓을 쓴 책),

와언(訛言: 그릇된 말, 와전된 말), 정언(正言: 바른 말)을 모두 조선사의 재료로 삼아

서양 문장(洋文-양문)의 형식으로 편(篇), 장(章)을 갈라

신사학자(新史學者)가 지은 조선사라고 함은 좀 부끄러운 일인가 한다.

-----------------------------------------------------------------

<해 설 >

오늘 내용을 보면

 

1) 고대 지리(地理)를 논증하는데 쓰는 수경(수경주)이

진실과 허위가 마구 뒤섞였다고 단재선생께서 고증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역사의 진실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내용입니다.

 

 

흔히 우리역사의 고대 지리(地理)를 알아보는데 수경(수경주)를 근거로 인용하고 있습니다만,

이 수경(수경주)이 진실과 허위가 마구 뒤섞여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마구 수경(수경주)을 인용하면

진실과 거짓이 마구 뒤섞여서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되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하게 됩니다.

 

 

이에따라 진짜 우리 역사가 가짜가 되고

가짜 우리역사가 진짜 우리역사가 되는 심각한 혼란을 가져온 것입니다.

 

 

수경(수경주)를 사료로 쓰려면 먼저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허위인지를

가려낸 다음에 사료로 써야 할 것임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중국측의 문헌을 사료로 쓰려면 먼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함을

또한번 일깨워 주는 귀중한 말씀입니다

 

 

 

2. 고대 연대를 정하는데 쓰는 죽서기년이

속석(束晳: 죽서기년의 학자) 이후에 위작(僞作)한 죽서기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지금 남아 있는 죽서기년은 후에 거짓으로 만든 위작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또한 우리 고대 역사의 년대를 정확히 하는데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이같은 엉터리 죽기서년을 사료로 채택하면 우리역사가 언제 일어난 일인지 뒤죽박죽이

되어 엉터리 우리역사가 됩니다.

 

 

 

3. 『저들의 소위 경사(經史: 경서와 사서)는

자자금옥((字字金玉 :글자 한자 한자 모두 절대적인 진리)으로 보아

그 거짓 기록(僞證: 위증)과 틀린 기록(誤證-오증)을 발견하려는 생각이 없었다.』는

말씀은 우리가 뼈에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지금도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작태로

하루빨리 고쳐져야 할 고질적, 악질적 폐습입니다.

 

이러한 단재선생의 한마디 한마디 전부가 진정한 우리역사를 찾는데 매우 중요한 말씀입니다.

 

 

4. 마지막 말씀

『근래, 역사를 저술하는 사람들이

각종의 진서(眞書: 진실을 쓴 책), 위서(僞書: 거짓을 쓴 책),

와언(訛言: 그릇된 말, 와전된 말), 정언(正言: 바른 말)을 모두 조선사의 재료로 삼아..』

 

 

이 말씀도 엉터리 사가들이 우리역사를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가 되게하여

뭐가 뭔지 모르게 만들어 무엇이 진정한 우리역사인지 모르게 만드는 작태로,

지금도 벌어지는 일이며 하루빨리 고쳐져야 할 사항입니다.

 

5. 오늘로써 삼국지 동이열전 교정을 전부 올렸습니다.

 

 

 

1) 원본출처: 조선사연구초(인터넷 판 - 위키문헌)

http://ko.wikisource.org/wiki/%EC%A1%B0%EC%84%A0%EC%82%AC_%EC%97%B0%EA%B5%AC_%EC%B4%88

 

2) 참고문헌: 조선상고문화사(외), 비봉출판사, 2008년판

 

 

* 조선사 연구 초(朝鮮史硏究草), <저자: 신채호>

 

가. 고사상(古史上) 이두문 명사 해석법

나. 삼국사기(三國史記) 중 동서(東西) 양자(兩字)의 상환(相換) 고증(考證)

다. 삼국지 동이열전 교정

라. 평양 패수고

마. 전후 삼한고(前後 三韓考)

바. 조선역사상 일(一)천년래 제일 대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