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MSCI지수 편입… “국내 증시 외국자금 35조 이탈할수도”
출처: 동아일보, 입력 2017-06-22 03:00수정 2017-06-22 03:00
A주 4수 끝에 신흥지수 성공 대형주 222개… 국제금융시스템 합류 정부 점검회의 “급격한 유출 없을것”… 한국 지수비중 0.23%P 축소 전망
중국 본토에 설립된 상장기업 중 위안화로 거래되는 주식인 중국 A주가 ‘3전 4기’ 끝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MSCI 신흥국지수에 이미 편입된 한국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30조 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시장 분류 심사에서 중국 A주에 포함된 대형주 222개 종목을 신흥국지수에 편입한다고 밝혔다. MSCI 지수는 미국과 일본, 영국 등이 포함된 선진시장과 한국이 포함된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말 현재 전 세계에서 11조 달러(약 1경2543조 원) 규모의 자금이 MSCI 지수를 좇아 움직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 A주는 2014년부터 3년 연속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을 노렸지만 중국 당국의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때문에 번번이 좌절됐다. 하지만 올해는 선강퉁(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 거래)과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주식 교차 거래) 등 투자 채널이 정착되면서 외국인 투자가 보다 용이해졌다는 점을 인정받아 4수 끝에 성공했다.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으로 한국은 중국과 나란히 신흥국지수에서 경쟁하게 됐다. 하지만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식시장 동향 점검회의’를 열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인 데다 지수 편입이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다는 이유에서다. 1992년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된 한국 증시도 초기 20% 편입에서 완전 편입까지는 6년이나 걸렸다. 금융당국은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물의 비중이 15.5%에서 15.27%로 0.23%포인트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A주 편입이 완료되고 중소형주가 추가로 편입되는 경우 신흥국지수에서 중국 비중은 더 커질 수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 222개 종목이 100% 편입되면 MSCI 신흥국지수 내 한국 비중은 2%포인트 감소하고 308억 달러(약 35조 원) 규모의 자금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MSCI가 이번 발표에서 향후 중국 A주 중 중소형주 추가 편입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중국 자본시장의 개방화 움직임과 MSCI의 편입 정책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흥시장보다 선진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더 많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MSCI 신흥국지수에 이어 선진국지수 편입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증시는 2008년 MSCI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또 2014년부터는 관찰대상국에서도 아예 빠졌다.
MSCI 측은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편입되려면 원화 환전이 쉬워져야 하기 때문에 원화의 역외거래가 허용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부위원장은 “한국 경제는 소규모 개방형이고 수출입 비중이 높아 외환시장 안정이 중요하다”며 “외환시장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외 외환거래 허용을 당장 추진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신민기 minki@donga.com·강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