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美금리인상 초읽기…글로벌 뭉칫돈 이동 촉각

상 상 2017. 6. 12. 20:12

출처: 매일경제, 입력 : 2017.06.11 18:08:00 수정 : 2017.06.12 09:16:20

 

FOMC 14일 인상 확실시예고된 수순에도 불구 신흥국 자금 이탈 가능성

·금리역전도 임박

 

금리인상 압박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자금 이동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준은 오는 14(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1.25%0.25%포인트 인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가 집계한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주일 전 92.3%에서 1099.6%까지 치솟았다.

 

연준이 한 해 두 번 이상 금리를 올리는 건 2006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 이어 6월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서 연준 통화 긴축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오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유럽·일본과의 금리 차는 더욱 벌어져 '글로벌 자금 이동'이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도 영향권에 포함된다.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61.25%로 인하된 뒤 줄곧 동결돼 왔다.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 기준금리와 사실상 같아지고, 이후 한 차례 더 올릴 경우 한미 기준금리가 10년 만에 역전된다.

 

뭉칫돈 이동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도 있다. 미국의 쉼 없는 금리 인상 행보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미국으로의 자금 유입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미국 금리 인상 전망을 배경으로 북미 채권시장으로의 순유입이 지난 316~2254억달러를 기록했고, 이달 1~7일에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까지 더해져 92억달러까지 늘어났다. 3주 전(48억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2배나 되는 규모다.

 

문제는 미국의 통화 긴축이 신흥국으로 대거 유입된 외화자금의 엑소더스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금융협회(IIF) 등에 따르면 한국 중국 브라질 등 25개 신흥국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62000억달러(7000조원)가 유입됐다.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도 돈줄 조이기에 합류하면 신흥국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달러 부채 홍수에 빠진 신흥국들에 상당한 충격파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이 신흥국들의 부채 상환 부담을 키우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 1분기 신흥국 정부와 기업들이 발행한 달러표시 채권은 무려 1790억달러(200조원)에 달해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 부채 중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것만 1200억달러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신흥국 기업들이 미국의 풍부한 달러 유동성을 공략해 저금리 달러 채권 발행에 몰두한 탓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난해 신흥시장에서 발생한 달러표시 채권의 디폴트가 32차례에 달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았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 한국에 대한 여파도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경기 호조와 기업 실적 개선 등에 따라 당장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이탈 가능성은 작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신흥국 경제 불안에 따른 수출 타격 등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정진영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한미 간 금리 역전 현상이 이어질 경우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이에 대비해 거시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는 한편 원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서울 = 부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