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美 "나쁜 무역협정 몇 달 안에 재협상한다"

상 상 2017. 3. 9. 18:04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7.03.09 03:00

 

- 로스 상무 "불균형 고칠 것"

통상 책임자들 이틀째 강경 발언

1월 무역수지 적자 9.6% 늘어

 

미국 통상 정책 책임자들이 이틀 연속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한국·중국 등 대미(對美) 무역 흑자 국가들을 압박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은 7(현지 시각) "앞으로 몇 달 안에 나쁜 무역 협정을 재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자간 무역협정은 물론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공언해 온 트럼프 정부가 시기까지 못박은 것은 처음이며,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을 보면, ·FTA도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로스 장관의 발언은 지난 1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전달보다 9.6% 늘어난 485억달러(557000억원)라고 밝히는 자리에서 나왔다. 1월 수치는 20121502억달러 적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적자가 전달보다 12.8% 늘어난 313억달러로 전체 무역 적자의 65%를 차지했다. 로스 장관은 "(적자 수치가) 우리가 할 일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으로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1월 미국은 한국과 무역에서 수출 336800만달러, 수입 595400만달러로 258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교역 대상국 중에 중국과 일본·독일 등에 이어 일곱째로 적자 폭이 큰 것이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삼성과 LG를 콕 찍어 "관세 부과 결정을 받은 이후 생산지를 중국에서 베트남·태국으로 옮겨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나바로 위원장의 발언은 '우회덤핑'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해석이 이날 나왔다. 우회덤핑은 반덤핑이나 상계관세를 부과받은 기업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완제품 대신 부품만 수출해 수입국 내에서 조립하거나 제3국에서 조립해 수출하는 관행을 의미한다. 미국은 국내법으로 우회덤핑을 규제하고 있다. 삼성·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이 중국산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를 확정하기 전인 작년에 미국 판매용 세탁기를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했기 때문에 나바로 위원장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송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