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스코 '백색황금' 리튬 국내 첫 생산

상 상 2017. 2. 8. 19:28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7.02.08 03:00

 

[세계 처음 화학 추출에 성공연간 2500t 생산 공장 준공]

 

- 독자 기술 개발 7년 만에 결실

휴대전화·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원료로 수요 크게 늘어 "노트북용 7000만개 생산 규모"

 

- 비철강 강화 시동 건 권오준 2

올 신소재 개발에 4000억 투자 "성장산업 적극 육성할 것"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리튬 화학 추출에 성공해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휴대전화와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핵심 원료로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리튬은 흰색을 띠고 있어 '백색 황금' '전기차 시대 휘발유'로 불린다. 포스코는 7일 전남 포스코광양제철소에서 연간 2500t의 탄산리튬키워드을 생산할 수 있는 8500규모의 리튬 생산 공장(포스엘엑스·PosLX) 준공식을 가졌다. 리튬 상업생산을 위한 독자 기술 개발을 시작한 지 7년 만의 결실이다. 김종주 산업통상자원부 전자·전기과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이차전지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주원료인 배터리용 탄산리튬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포스코가 배터리용 탄산리튬을 자체 생산함에 따라 이차전지 제조 기업들이 원료 걱정 없이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7년 만에 리튬 첫 결실노트북 배터리 7000만개 상업생산

 

포스코는 광석이나 염수(소금물)로부터 인산리튬을 추출한 뒤 이를 다시 탄산리튬으로 만들어내는 공법을 독자 개발했다. 평균 12~18개월이 걸리는 기존 자연 증발식 리튬 추출법과 달리 이 공법은 짧게는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 고순도 리튬을 추출할 수 있다. 리튬 회수율이 80% 이상으로 높아져 경제성이 뛰어난 데다 리튬의 순도도 99.9%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포스코 관계자는 "일본·유럽·미국 업체들도 독자 공법 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상업생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아직 듣지 못했다""해외의 리튬 광산에서 원료만 들여와 생산을 할 수 있어 수입 대체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리튬 추출과 관련해 100건 이상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7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남 포스코광양제철소 내 리튬 생산 공장(포스엘엑스·PosLX)에서 휴대전화와 전기차에 들어가백색 황금이라고 불리는 탄산리튬 최종 제품을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7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남 포스코광양제철소 내 리튬 생산 공장(포스엘엑스·PosLX)에서 휴대전화와 전기차에 들어가백색 황금이라고 불리는 탄산리튬 최종 제품을 손에 들어 보이고 있다. 포스코는 이날 연간 2500)탄산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8500규모 리튬 생산공장 준공식을 갖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리튬 상업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포스엘엑스(PosLX) 공장은 연간 2500t의 탄산리튬을 이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 ESM과 이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 삼성SDI에 공급한다. 이 정도의 탄산리튬은 약 7000만개의 노트북용 베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생산 규모를 4t까지 늘려갈 예정이며, 이럴 경우 수입 대체 효과가 연간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색 황금 리튬에 꽂힌 '권오준 시즌 2'"비철강, 획기적으로 강화"

 

철강업계에서는 이날 준공식을 지난달 25일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시즌 2'의 첫 행보로 보고 있다. '시즌 1'에서는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를 내걸었던 권 회장이 리튬 등 비철강 부문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직후 "포스코의 수익성은 어느 정도 확보가 됐는데 계열사의 수익성 확보도 중요한 만큼 앞으로는 이 부분에도 힘을 많이 쏟겠다""비철강 생산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 2COO(최고운영책임자·철강부문장) 체제를 도입해 철강 부문은 오인환 사장(COO)에게 맡기고 본인은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비철강 부문 개혁에 전념하겠다고 선언했다.

 

리튬 추출 기술 비교 권 회장과 리튬의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권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으로 재임하던 2010년 포스코는 국토해양부·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과 협정을 맺고 염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 상용화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이때부터 리튬 사업을 포스코의 신성장 사업으로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리튬은 최근 전기차 생산 확대 등과 맞물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1대에 들어가는 리튬은 5~7g에 불과하지만 전기차 1대에는 40~80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차 시대의 휘발유'로도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산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매쿼리 리서치는 "2020년이면 전 세계 리튬 수요가 26t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은 24t에도 미치지 못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권 회장은 "배터리용 리튬은 물론,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 등 에너지 소재 사업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을 육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올해 신소재 개발에만 4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탄산리튬

 

리튬 화합물 중 가장 보편적인 화합물로 전기차, 휴대전화, 노트북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전지의 주원료.

 

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