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17 한국 경제 '부흥의 길'

상 상 2016. 12. 30. 18:20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6.12.28 03:14

 

올해를 특징짓는 글로벌 경제 뉴스 1·2위를 꼽는다면 미국의 부활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직 당선이다. 지난 15일 미국 중앙은행(Fed)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 이유와 관련,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vote of confidence)"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무인(無人)차 같은 4차 산업혁명 주도와 셰일가스발() 에너지 혁명이 견인하는 실물경제 회복세가 경쟁국을 압도할 만큼 견조하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 바탕에서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와 소득세 최고세율 및 법인세율 인하를 통해 향후 10년간 2500만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언제부터인가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며 연말마다 '집단 주눅'을 앓는 우리나라는 올해로 6년째 세계 경제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다. 민간 연구소와 정부 모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99년 이후 처음 2%대로 잡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년 만에 한국 경제 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아지는 현상이 내년부터 시작돼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시는 감세와 재정 확대, ()시장 같은 '3종 병기'로 무장한 트럼프의 대선 승리 후 이미 한 달 넘게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트럼프가 '부흥의 길'에 본격 뛰어든 것은 세계 경제에 활력소인 동시에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잠재 성장률이 15년여 만에 반 토막 나고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외환 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져 경제 체력이 허약해진 상태에서는 '백약(百藥)이 무효(無效)'. 오히려 발호하는 중국과 일본의 공세에 밀려 구한말(舊韓末) 못지않은 복합 위기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를 타개할 핵심 열쇠는 내년 대선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을 뽑는 일이다. 특권과 기득권에 사로잡힌 국회·이익집단에 맞서 개혁을 추진하고 경제 무력증 해소에 가장 근접한 리더를 지도자로 선출해야 진정한 민생 개선이 가능하다. 표를 얻기 위해 대중영합적 공약을 내놓는 '말꾼'은 냉엄하게 솎아내야 한다.

 

'혁신과 도전 정신' 복원도 중요하다. 철밥통 공공 부문에 부동산·임대업만 호황을 누리다 보니, "장래 희망 1순위가 '공무원' 아니면 '건물주'"라는 청년이 즐비하다. 이래선 희망이 없다. 제조·서비스업에서 치열한 혁신을 장려하고 긍정적 실패를 용인해 도전적 기풍이 넘쳐나도록 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추진 차원에서 창조경제 생태계와 스타트업(신생 창업 기업) 육성은 다음 정권에서도 계승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기업인을 대하는 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21세기 국가 경쟁력은 그 나라가 얼마나 많은 글로벌 대기업과 유능한 CEO를 갖느냐에 달려 있다. 툭하면 대기업 본사를 압수 수색하고 오너·전문경영인을 국회에 불러내 창피와 모욕을 주는 반()기업적 행태는 경제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해국(害國) 행위다. 트럼프 당선인은 현장에서 쌓은 문제 해결 경험과 능력을 국정에 활용하기 위해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CEO를 포함한 전·현직 기업인 8명을 장관으로 지명했다. 국부 창출의 주역인 공상인(工商人)을 폄하하고 괴롭히는 걸 업()으로 삼는 일부 한국 정치인·지식인의 시대착오적 행태야말로 혁파 대상이다..

 

송의달 조선비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