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이른 시점에 금리인상"
출처: 매일경제, 입력 : 2016.11.17 17:46:55 수정 : 2016.11.18 00:13:15
12월 강력 시사…콘퍼런스보드 `고금리 쓰나미` 경고 "美 내년 3차례 이상 인상 가능성" 글로벌경제에 충격
◆ G2 환율전쟁, 한국 불똥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7일(현지시간)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는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2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위원회는 금리 인상의 근거가 더 강해졌으며 추가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양호하다면 금리 인상이 비교적 이른 시점에 적절해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비교적 이른 시점'이라는 표현은 이달 FOMC 회의 결과 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문구다.
옐런 의장은 "FOMC가 기준금리를 너무 오래 지연시킨다면 통화정책을 비교적 급격하게 긴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며 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너무 오래 유지한다면 지나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고 금융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미국 경제가 이전에 기대했던 것에 비해 움직일 여지를 좀 더 갖게 됐다"며 "미국 경제는 올해 초에 다소 억눌렸던 모습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낙관론을 펼쳤다.
이에 앞서 미국의 주요 민간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16일 미 뉴욕 맨해튼에서 개최한 '2017년 경제 전망 세미나'에서 '금리 상승 쓰나미'가 덮칠 우려가 있다고 엄중 경고했다. 바트 반 아크 콘퍼런스보드 수석이코노미스트 겸 수석부사장은 이날 행사 후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미 연준이 내년에 두 번을 넘어 서너 번 인상할 수 있다"면서 "최근 일주일 새 시장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고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부쩍 상승한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상승 속도가 한층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상승을 경고하는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대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등 재정지출 확대 공약이 물가 상승 심리를 한껏 자극하고 있는 데다 미국의 임금 상승세가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마침 골드만삭스도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폭이 0.75%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0.25%포인트씩 세 차례 올린다는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정례회의 직후 내년 기준금리 인상을 두 차례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재정 지출 확대와 감세를 앞세운 '트럼프노믹스'가 미국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 효과에 그칠 공산이 크다"면서 "미 경제가 금리 상승 곡선을 타면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 상승은 미 달러화 강세를 촉발해 미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아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내년에도 '불확실성과 혼란의 덫'이 경제 성장을 짓누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미 선거 후폭풍, 이민과 테러리즘, 중국, 브라질을 내년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 요소로 꼽았다. 콘퍼런스보드는 중국 성장률의 둔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의 2017~2021년 성장률을 3.3%로 대폭 낮춰 잡았다. 올해는 3.9%, 내년은 3.8%라고 이 기관은 덧붙였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