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청와대 선제타격 협박
[중앙일보]입력 2016.02.24 03:14 수정 2016.02.24 03:16 | 종합 1면 지면보기
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 “한·미, 우리 수뇌부 겨냥한 참수작전 움직임 보이면 징벌 2차 타격 대상은 미국 본토”
.북한군이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 청와대를 선제타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3일 발표한 중대 성명에서 “이른바 참수작전과 족집게식 타격에 투입되는 적들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사전에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작전 수행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우리 운명의 눈부신 태양을 감히 가리워보려는 자들을 가차 없이 징벌해 버릴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첫 수소탄 시험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의 완전 성공에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이 최후 발악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뇌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을 통해 체제 붕괴를 실현해보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1차 타격 대상은 동족대결의 모략소굴인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라며 “우리의 중대경고에도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2차 타격 대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제 침략군의 대조선 침략기지들과 미국 본토”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군은 다음달 시작하는 연합군사훈련에서 북한 지휘부를 정밀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 개념을 처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한미군은 지난 4일 “미 제1공수 특전단과 미 75레인저 연대 소속 특수전 병력이 한·미 연합훈련을 위해 최근 한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는데, 이 부대들은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투입돼 적 요인을 암살하는 참수작전 등을 수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군사적 압박이 고조되자 강대강으로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고 특히 최고사령부 명의를 내세운 건 ‘전시’라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라며 “청와대를 1차 타격 대상으로 삼은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강대 김영수(정치외교학) 교수는 “과거 한·미 군사훈련을 앞두고 대남 위협을 해왔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유달리 세다”며 “청와대나 주요 기관 등 타깃을 명시해 우리를 기분 나쁘게 하고 냉정을 잃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했다.
북한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2013년 2월 핵실험 후 남북 군사 긴장이 고조되자 그해 3월 30일 ‘특별성명’을 발표해 “이 시각부터 북남 관계는 전시상황에 들어간다”고 위협한 일이 있다.
당시 최고사령부는 “미국과 괴뢰패당이 군사 도발을 일으킨다면 전면전쟁, 핵전쟁으로 번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첫 타격에 미국 본토와 하와이, 괌도가 녹아나고 청와대와 괴뢰군 기지도 초토화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김형구·전수진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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