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군사

中군용기, 대한해협 지나 동해까지 올라왔다 갔다

상 상 2016. 2. 2. 17:52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6.02.02 03:00 | 수정 : 2016.02.02 10:37

 

[, 군함 시사군도 진입 다음날 東海 정찰]

 

정찰기 등 2, 사전통보 없이 ·양국 방공식별구역 침범

우리경고은 전투기 출동

남중국해 분쟁 한반도로 번져

 

중국 군용기 2대가 사상 처음으로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까지 왕복 비행했다고 교도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군용기는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을 사전 통보 없이 침범해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패권을 둘러싼 미··일 군사력 경쟁의 불꽃이 한반도까지 튀는 양상이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 군용기가 영공(領空)을 침범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은 "31일 오전 중국군의 '()-9' 정보수집기 1대가, 오후에는 '()-8' 조기경보기 1대가 각각 대마도 남쪽을 지나 동해와 동중국해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사이를 왕복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 소식통도 "중국 군용기가 동해로 비행하면서 한국·일본에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공식별구역은 국제법상 주권이 미치는 영공은 아니다. 그러나 이곳에 진입하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국의 사전 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우리 군은 중국 군용기가 KADIZ를 침범하자 즉각 경고 통신을 보냈으며, 우리 영공에 진입하는 상황을 대비해 전투기 출격 준비를 마쳤다고 한다.

 

중국 군용기는 KADIZ를 곧바로 벗어나 JADIZ 상공을 비행했다. 일본 자위대가 전투기를 긴급 투입한 상황에서 중국 군용기는 JADIZ를 계속 날아 동해까지 비행했다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군용기가 북한의 장거리로켓 발사 움직임과 관련해 요격 대비에 나선 일본 자위대 이지스함 등의 정보를 수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군용기의 첫 동해 진입은 굴기(崛起)하는 중국과 이를 막으려는 미·일 동맹의 충돌이 날로 격화하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지난 30일 미 해군 이지스함 커티스 월버호(8900t)가 중국이 실효 지배하는 남중국해 시사 군도를 12해리 이내로 처음 진입한 직후다. 중국군은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었다. 남중국해에서 타오르는 분쟁의 불길이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중국해를 거쳐 한반도 동해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중국 군용기가 중·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와 JADIZ를 동시에 비행한 것은 의도적 도발로 보인다""일본은 물론 미국에 대한 경고 성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톈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 외교'를 펼칠 때만 해도 한반도는 '·일 대 중국'의 충돌에서 한 발짝 비켜 있었다""그러나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일 대 북··'의 냉전적 대결 구도가 다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의 위험 수위도 올라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1980년대 스스로 설정한 해상 방어선인 제1도련선(island chain·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거침없이 돌파하고 있다. 중국 군함과 군용기가 동시에 오키나와 부근의 미야코(宮古) 해협 등을 뚫고 서태평양에 진출하려는 것이다. 중국이 과거 영국이나 현재 미국처럼 패권국으로 등장하려면 해·공군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작년 5월 국방백서를 통해 '대양 해군'을 강조하면서 "앞으로 중국 공군력은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아시아 패권국이 되려면 일본을 넘어서야 한다고 믿는다. 경제력은 2010년 세계 2위가 된 이후 일본과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남은 것은 군사력이다. 중국 공군이 201412월 일본 자위대를 '가상의 적()'으로 삼고 훈련하는 장면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시 관영 CCTV는 중국의 수호이-30이 수백를 날아가 일본 F-2 전투기의 저지를 뚫고 적의 핵심부를 타격하는 훈련 시나리오를 내보냈다. 반면 일본은 자위대 항공기의 작전 범위를 남중국해로 넓히기로 했다. 미군을 도와 중국에 대한 압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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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안용현 특파원, 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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