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생활가전, 월풀 제치고 미국 시장 첫 1위
[중앙일보]입력 2016.01.25 00:01 수정 2016.01.25 00:01 | 경제 4면 지면보기
작년 4분기 시장 점유율 16.6% 트랙라인, 주요 5개 품목 조사 .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미국의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16.6%의 점유율로 ‘만년 1위’ 월풀(15.7%)을 제쳤다.
트랙라인은 냉장고·세탁기·건조기·오븐·식기세척기 등 주요 5개 생활가전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조사해 ‘메이저 620’이라는 수치를 발표한다. B2B 제품이 많은 에어컨과 중소 제조업자가 많은 청소기는 포함되지 않는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생활가전 분야는 제품 범위가 모호하고 업체마다 생산하는 제품, 안하는 제품이 서로 달라 브랜드별 통합 순위를 집계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메이저 620은 주요업체들이 모두 생산하는 5개 제품으로 브랜드 순위를 매긴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연간 점유율에서도 지난해 14.9%로 월풀(16.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GE(14.3%)·엘지(13.5%)·켄모어(13.2%)순이었다.
삼성 생활가전이 북미시장에서 약진한 이유는 고급화와 대형화가 꼽힌다.
지난해 6월 냉장고·오븐·전자레인지·식기세척기로 구성된 슈퍼 프리미엄 가전인 ‘셰프 컬렉션’이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시장 변화와 맞아 떨어지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다. 또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춰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의 용량을 키운 것도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실제 지난해 JD파워가 최근 2년간 가전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를 상대로 한 시장 조사에서 삼성전자 제품은 프렌치도어 냉장고(냉장실이 위쪽, 냉동실이 하단에 있는 제품), 드럼세탁기, 전자동세탁기 등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번 메이저 620에서도 삼성 프렌치도어 냉장고는 27.7% 점유율로 2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그동안 약세였던 오븐레인지에서도 처음으로 두자릿수 점유율에 진입했다.
삼성·LG 등 국내업체들의 프리미엄 위주 전략은 하이얼의 GE 인수로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그간 GE는 저가 제품 위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마케팅 전문가인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제품군이 부족한 GE와 브랜드 파워가 약한 하이얼은 기술력을 앞세워 고가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LG와 타깃 층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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