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조조정 대상 中企 175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다

상 상 2015. 11. 12. 17:42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5.11.12 03:05

 

금감원 "경기 침체에다 채권은행들 평가 엄격해져"

 

지난 1995년 설립된 A해운사는 작년 4월 이후 경영이 급격히 악화됐다. 세월호 사고 이후 여객선 이용객 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돈을 꾸어 연명했지만, 결국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선박 운항도 중단됐다. 채권은행은 A사를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으로 판정하고 구조조정 대상 기업에 포함시켰다.

 

금융감독원은 11"올해 중소기업 정기 신용위험평가에서 A회사처럼 경영 실적 악화로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된 중소기업은 작년보다 50개 증가한 175"라고 밝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512개가 선정된 이후 6년 만의 최대 규모다.

 

신용위험도는 A·B·C·D 등급으로 나뉘는데, 이 중 C·D등급에 속하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C등급은 부실 징후가 있지만 경영이 정상화될 가능성은 있는 기업을 의미하고, D등급은 경영 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기업을 뜻한다. 17개 채권은행은 중소기업 17594개를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터 정기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했고, 이 중 1934개 기업을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으로 선정했다. 8~10월 사이 세부평가를 실시해 C~D 등급에 속하는 구조조정 대상 기업 175개를 최종 선정했다. C등급은 작년보다 16개 증가한 70, D등급은 34개 늘어난 105개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105(C등급 51, D등급 54)로 작년보다 29개 증가했고, 비제조업도 21개 증가한 70개였다. 조성목 금감원 선임국장은 "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된 데다, 채권은행들이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평가를 종전보다 엄격하게 실시한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175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은행권은 약 405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금감원은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 하락은 0.03%포인트 정도로,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주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