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본기

위서(魏書) 고구려전

상 상 2015. 6. 5. 13:42

위서(魏書) 열전 고구려전

 

고구려는 부여(夫餘)에서 갈라져 나왔는데, 스스로 말하기를 선조는 주몽(朱蒙)이라고 한다. 주몽의 어머니는 하백(河伯)의 딸로서 부여왕(夫餘王)에게 [잡혀] 방에 갇혀 있던 중, 햇빛이 비치는 것을 몸을 돌려 피하였으나 햇빛이 다시 따라와 비추었다. 얼마 후 잉태하여 알 하나를 낳았는데, 크기가 닷 되()들이 만하였다. 부여왕이 그 알을 개에게 주었으나 개가 먹지 않았고, 돼지에게 주었으나 돼지도 먹지 않았다. 길에다 버렸으나 소나 말들이 피해 다녔다. 뒤에 들판에 버려 두었더니 뭇새가 깃털로 그 알을 감쌌다. 부여왕은 그 알을 쪼개려고 하였으나 깨뜨릴 수 없게 되자, 결국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고 말았다. 그 어머니가 다른 물건으로 이 알을 싸서 따뜻한 곳에 두었더니, 사내아이 하나가 껍질을 깨뜨리고 나왔다. 그가 성장하여 자()를 주몽(朱蒙)이라고 하니, 그 나라 속언(俗言)주몽이란 활을 잘 쏜다는 뜻이다.

 

부여 사람들이 주몽은 사람의 소생(所生)이 아니기 때문에 장차 딴 뜻을 품을 것이라고 하여 그를 없애 버리자고 청하였으나, 왕은 듣지 않고 그에게 말을 기르도록 하였다. 주몽은 말마다 남모르게 시험하여 좋은 말과 나쁜 말이 있음을 알고, 준마는 먹이를 줄여 마르게 하고 굼뜬 말은 잘 길러 살찌게 하였다. 부여왕이 살찐 말은 자기가 타고 마른 말은 주몽에게 주었다. 그 뒤 사냥할 때 주몽에게는 활을 잘 쏜다고 하여 [한 마리를 잡는데] 화살 하나로 한정시켰으나, 주몽이 비록 화살은 적었지만 잡은 짐승은 매우 많았다.

부여의 신하들이 또 그를 죽이려 모의를 꾸미자, 주몽의 어머니가 알아차리고 주몽에게 말하기를, “나라에서 너를 해치려 하니, 너 같은 재주와 경략을 가진 사람은 아무데고 멀리 떠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였다.

 

주몽은 이에 오인 오위(烏引·烏違) 등 두 사람과 함께 부여를 버리고 동남쪽으로 도망하였다. 중도에서 큰 강을 하나 만났는데, 건너려 하여도 다리는 없고, 부여 사람들의 추격은 매우 급박하였다. 주몽이 강에 고하기를,

나는 태양의 아들이요, 하백(河伯)의 외손이다. 오늘 도망길에 추격하는 군사가 바짝 쫓아오니, 어떻게 하면 건널 수 있겠는가?”

하자, 이 때에 고기와 자라가 함께 떠 올라와 그를 위해 다리를 만들어 주었다. 주몽이 건넌 뒤 고기와 자라는 금방 흩어져버려 추격하던 기병들은 건너지 못하였다. 주몽은 마침내 보술수(普述水)에 이르러 우연히 세 사람을 만났는데, 한 사람은 삼베 옷을 입었고, 한 사람은 무명 옷을 입었고, 한 사람은 부들고 짠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주몽과 함께 홀승골성(紇升骨城)에 이르러 마침내 정착하고 살면서 나라 이름을 고구려(高句麗)라 하고 인하여 성을 고씨(高氏)라 하였다.

 

지난 날 주몽이 부여에 있었을 때, 부인이 잉태하였었는데, 주몽이 도망한 뒤에 한 아들을 낳으니, ()를 처음에는 여해(閭諧)라 하였다. 성장하여 주몽이 국왕(國王)이 되었음을 알고는 곧 그 어머니와 함께 도망하여 오니 이름을 여달(閭達)이라 하고, 나라 일을 그에게 맡겼다.주몽이 죽자 여달이 왕이 되었다.

 

원문)

高句麗者出於夫餘自言先祖朱蒙朱蒙母河伯女為夫餘王閉於室中為日所照引身避之日影又逐既而有孕生一卵大如五升夫餘王棄之與犬犬不食棄之與豕豕又不食棄之於路牛馬避之後棄之野眾鳥以毛茹之夫餘王割剖之不能破遂還其母其母以物裹之置於暖處有一男破殼而出及其長也字之曰朱蒙其俗言朱蒙善射也夫餘人以朱蒙非人所生將有異志請除之王不聽命之養馬朱蒙每私試知有善惡駿者減食令瘦駑者善養令肥夫餘王以肥者自乘以瘦者給朱蒙後狩于田以朱蒙善射限之一矢朱蒙雖矢少殪獸甚多夫餘之臣又謀殺之朱蒙母陰知告朱蒙曰:「國將害汝以汝才略宜遠適四方。」朱蒙乃與烏引烏違等二人棄夫餘東南走中道遇一大水欲濟無梁夫餘人追之甚急朱蒙告水曰:「我是日子河伯外孫今日逃走追兵垂及如何得濟?」於是魚鼈並浮為之成橋朱蒙得渡魚鼈乃解追騎不得渡朱蒙遂至普述水遇見三人其一人著麻衣一人著納衣一人著水藻衣與朱蒙至紇升骨城遂居焉號曰高句麗因以為氏焉朱蒙在夫餘時妻懷孕朱蒙逃後生一子字始閭諧及長知朱蒙為國主即與母亡而歸之名之曰閭達委之國事朱蒙死閭達代立閭達死子如栗代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