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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제에 한국은 없다"…코리아 패싱 갈수록 심화

상 상 2017. 3. 22. 19:11

출처: 매일경제, 입력 : 2017.03.22 17:39:26 수정 : 2017.03.22 18:08:09

 

격동의 동북아, 한국 생존의 길 ③ ◆

 

창간51 / 23일 국민보고대회

 

강대국의 '포퓰리스트 민족주의(populist nationalism)' 강화로 한반도 주변 4강들이 강경하고 공세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국내 리더십 공백기에 단기적 대안 마련도 쉽지 않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대표적 사례다. 5월 대선에서 사드 배치에 신중한 정당들이 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중국 정부는 박근혜표 정책 철회를 기대하며 한국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드 보복 조치와의 관련성을 부인한 채 뒷전으로 물러나 있다. 상당수 보복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나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해 물증을 남기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국은 마땅한 대책이 없다. 다음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정상 간 합의를 지켜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과정에서 당사국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입장은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 현실화할 수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를 용인한다 하더라도 이는 한국 외교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

 

 

대북정책에서 공조해야 하는 미국도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한국과 갈등 관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주창해 온 한미 FTA 재협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힘의 논리가 작동하는 국제 현실에서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포퓰리스트 민족주의의 발호는 중상주의·보호무역주의 시대로의 퇴조 및 세계화의 후퇴를 의미한다""무역전쟁 시대가 도래하면서 한국 같은 통상국가에는 시련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정부가 FTA 재협상을 거론하는 것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사전 수단으로 한국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 합의 후 꼬여버린 대일 외교는 어떤 식으로 매듭을 풀어야 할지 막막하다. 이미 일본 정부는 "한국의 새 정권과 협력하겠지만 위안부 재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미국·중국·일본의 공세가 동시다발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충분한 외교 역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11위의 경제력을 갖고 있지만 지구촌에서 존재감은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중견국 외교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과 시스템 마련을 주문한다. 전직 외교부 관료는 "현 외교정책 결정 메커니즘이 엉망"이라며 "대통령이 갑자기 결정하고 따라오라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행위가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선캠프 시절부터 실속은 없고 거창한 이름 짓기에 몰두하는 모습도 사라져야 할 병폐다. 박근혜정부도 한반도신뢰프로세스,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유라시아이니셔티브 등을 외교전략으로 내세웠지만 어느 하나 뚜렷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기획취재팀 = 노현 차장(팀장) / 최승진 기자 / 채종원 기자 / 송민근 기자 / MBN = 정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