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작년 기업 준조세 58조…R&D 투자보다 많았다

상 상 2015. 12. 3. 17:52

[중앙일보]입력 2015.12.03 02:58 수정 2015.12.03 03:27 | 종합 1면 지면보기

 

부처에 내는 부담금만 95

기부금·성금 포함 땐 더 늘어

기업 투자 의욕 억누를 우려

 

세금처럼 내야 하는 ()조세연구개발(R&D)’ 투자비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정부·경제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해 거둔 준조세는 586000억원가량이었다. 하지만 통계청 조사 결과 금융업을 제외하고 R&D를 수행하는 6200여 개 전체 기업의 투자비는 436000억원이었다. 성장 동력 확충에 써야 할 재원보다 준조세 부담이 커진 것이다.

 

 준조세는 각 정부부처가 관리하는 95개의 법정부담금과 4대 보험료 등을 포함한다. 기부금·성금까지 포함하면 규모는 더 늘어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준조세 부담이 많고 투자용 자금이 부족해질수록 기업들은 일자리 창출 등에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 부담의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들이 많은 애로를 호소하는 법정부담금의 경우 정부 부처들이 전력산업기금·물이용·석유수입 판매95개에 걸쳐 부과하는데 지난해에만 17조원 넘게 걷었다. 불과 3년 만에 16%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어촌 상생협력기금조성 논란도 더욱 가열되고 있다. 기업들에 10년간 1조원의 부담을 새로 지울 경우 R&D 여력을 더욱 갉아먹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준조세 부담이 기존의 수도권 규제·인허가 등과 얽혀 기업 투자를 더욱 억누를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각종 규제를 포함해 정부 결정이 기업가 정신을 깎아 먹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다국회나 정부가 기업에서 돈 걷어갈 구실을 만드는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준술·임지수 기자 jsoo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작년 기업 준조세 58R&D 투자보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