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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2.08.16 23:25
4년 전 서울 도심 수천 중국인 난동… 말로만 '엄정 대응' 實刑은 고사하고 처벌 받은 자 '0'… 냄비 같은 국민성 日에만 흥분하고 中에는 고개 숙여
박정훈 기사기획 에디터
4년 전 베이징올림픽 성화봉송 때 서울 도심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중국의 티베트 탄압과 탈북자 송환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국내 거주 중국인들이 집단 행패를 부린 것이었다. 6500여명의 중국인들은 돌을 던지고 쇠파이프와 금속절단기를 동원해 폭력을 휘둘렀으며, 호텔 로비에 난입해 경찰관까지 부상을 입혔다.
당시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반중(反中) 시위가 벌어진 곳은 서울만이 아니었다. 샌프란시스코·런던·파리·베를린 등 성화 봉송 루트마다 티베트 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집단적으로 폭력 행사에 나선 것은 서울이 유일했다. 수도 한복판에서 외국인에 의해 공권력이 무력화된 전무후무한 사건이었다.
치안 주권이 위협받은 초유의 사태에 한국 정부는 총리까지 나서 엄정 대응을 약속했다. 철저한 현장 채증(採證)을 통해 폭력 가담자를 색출하고 강제 출국도 시키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곧이어 개막된 베이징올림픽 열풍에 묻혀 이 사건은 관심에서 사라져 갔다. 그래도 폭력 행위자들이 우리 법률에 따라 응분의 죗값을 치렀을 것임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과연 그랬을까. 4년이 지난 지금 확인해 보니 결과는 우리 생각과 180도 달랐다. 난동을 피운 중국인 중 실형(實刑)은 고사하고 어떤 형태로든 처벌을 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강제 출국된 사람도 없었다. 온 국민에게 정신적 상처를 준 사건인데도 아무 일도 없었던 양 유야무야 묻혔던 것이다.
정부가 처음부터 뭉갰던 것은 아니었다. 사건 직후 경찰은 현장 동영상을 토대로 2명의 중국인 폭력 행위자를 특정해 입건했다. 이 중 죄질이 나빴던 유학생 진모(당시 20세)씨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장은 본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이 사법처리를 위해 움직이는 척이라도 했던 것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당시 현장 동영상을 보면 폭력에 가담한 중국인이 적어도 수십 명은 됐다. 하지만 경찰은 그중 2명만 잡아냈을 뿐 더이상 범인을 적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입건한 2명에 대해서도 처리를 질질 끌면서 시간을 벌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두 달쯤 뒤 여론이 수그러들자 경찰은 슬그머니 사건을 종결지었다. '불(不)기소' 결정으로 완전 면죄부를 준 것이었다.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검·경 담당자들은 예외 없이 "외교적 배려 때문"이라고 회고했다. 중국을 자극하지 말자는 외교 라인의 요청에 따랐다는 것이다. 정부만 탓할 일은 아니었다. 끝까지 감시해야 할 언론과 정치권, 시민단체도 처음에만 들끓었다가 곧 잊어버렸다. 당시 경찰이 폭력 행위자 2명을 불기소 처리한 것은 어느 언론에도 단 한 줄 보도되지 않았다. 이를 문제 삼은 정치인이나 시민운동가도 없었다.
경찰 관계자들은 "사법처리는 안 했지만 대신 문제 된 중국인들을 출국 조치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이것도 사실과 달랐다. 구속영장까지 청구됐던 유학생 진씨는 지금도 여전히 지방 S대에 다니고 있다. 우리 국민과 경찰관을 폭행한 외국인들을 어떤 제재도 없이 그냥 봐준 것이다.
정부로선 한중 우호를 위해 대승적으로 결단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주권국가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팽개치는 것을 보고 중국은 우리를 더 우습게 보았을 것 같다. 최근 김영환씨 고문 사건에서 중국이 우리를 능멸하는 데도 이유가 있다.
쉽게 끓고 금방 식는다고 해서 우리 국민성은 냄비 같다고 한다. 온 나라가 흥분했던 김영환씨 고문 사건도 한 달도 안 돼 벌써 잊혀 가고 있다. 일본에는 서슬 퍼런 우리가 왜 중국에 대해선 그렇게도 약해지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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