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한국의 美·中 균형외교? 중국은 한때 지도서 한국 지우기로 했던 나라"

상 상 2017. 2. 10. 18:13

출처: 조선일보, 입력 : 2017.02.10 03:04

 

브루킹스·국가전략콘퍼런스

미국측, 비공개 토론회에서 발언


"최근 한국이 미국 일변도에서 탈피해 (·중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한국 학계 인사)

 

"그 길은 절대 가지 마라. 중국은 한때 한국을 지도에서 지우기로 결의했던 나라다."(전 미국 국무부 당국자)

 

조선일보와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국가전략연구원(KRINS)이 공동으로 9일 개최한 비공개 토론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다가오는 한국 대선 이후의 한·미 동맹, 북핵 문제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상희 한국국가전략연구원장(전 국방장관)을 비롯해 김태영 전 국방장관, 김성환 전 외교장관, 박용옥 전 국방차관, 신각수 전 주일 대사, 김천식·엄종식 전 통일부 차관, 정승조 전 합참의장, 임충빈·김상기 전 육군 참모총장 등 외교·통일·국방 분야의 전직 최고위 관료와 미국 측 전문가들이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 학계 인사는 "야당 국회의원을 만나 워싱턴에 다녀왔다고 했더니 '미국 사람들, 무기(사드) 팔려고 정신없죠?'라고 말하더라"면서 "·중 간 균형 외교론이 대두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자 미국 측 참석자는 "한국이 '균형자 역할'을 말하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한·미가 갈등을 겪은 경험이 되살아난다"면서 "문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만한 무게가 한국에는 없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다른 미국 측 참가자는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거론하며 "대선 후보가 한·미와 한·중 간 동등한 관계를 주장하면 한국이 중국에 편향된다는 인상을 미국에 줄 수 있다"고도 했다.

 

한국의 전직 외교 당국자는 "균형 외교를 잘못하면 미·중 양측에서 다 비판받고 버림받을 수 있다""한국이 중국에 다가가면 동양적 관점에서 '배신자'인데 중국인들 한국을 높이 평가하겠느냐"고 말했다. 미국 측 인사 중 한 명은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 관계를 선천적으로 선호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동맹의 가치, 미국의 공약, 미군의 해외 주둔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도 있어서 향후 한·미 관계 관리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